서울 아파트 매매시장에서 매수세가 갈수록 위축되고 있다. 극심한 ‘거래 절벽’ 속에 호가(呼價)를 잔뜩 내린 급매물만 드문드문 거래되면서 실거래가 지수도 대폭 하락했다.
16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19주 연속 하락하면서 이번 주 80.2를 기록했다. 2019년 6월 24일(78.7) 이후 약 3년 3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작년 11월 15일 조사(99.6) 때 기준선인 100이 무너진 이후 10개월째 매수자보다 매도자가 많은 ‘매도 우위’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매매수급지수가 100보다 낮을수록 시장에서 집을 팔려는 사람이 사겠다는 사람보다 많다는 뜻이다.
권역별로 보면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지역이 있는 서울 동북권 매매수급지수는 73.8, 마포·은평·서대문구 등이 속한 서북권은 74.5에 그쳤다. 중저가 아파트 밀집 지역에서 수요 위축이 훨씬 심각한 상황이다. 강남·서초·송파·강동구가 있는 동남권은 85.9를 기록했다.
극심한 거래 가뭄은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이날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7월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641건으로 2006년 조사 이래 가장 적었다. 8월은 거래 신고 마감이 2주일가량 남은 가운데 521건에 그치고 있다.
그나마 거래되는 아파트는 급하게 집을 처분하려는 매도자가 내놓은 매물이 대부분이다. 이날 부동산원이 발표한 7월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 지수는 한 달 전보다 3.14% 하락했다. 글로벌 금융 위기 때인 2008년 12월 5.84% 하락한 이후 13년 7개월 만의 최대 낙폭이다.
서울 동북권 실거래지수는 5.25% 급락했고, 용산·종로구 등이 있는 도심권(-3.86%)이 둘째로 많이 내렸다. 고가 아파트가 많은 동남권(-3.28%)도 3% 넘게 내렸다. 수도권(-3.2%)과 전국(-2.21%) 아파트 실거래가 지수도 2008년 말 이후 가장 많이 떨어졌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5월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조치로 매물은 늘었지만, 호가를 수천만~수억원 내린 매물만 겨우 팔린 결과”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