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불패’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수요자들의 관심이 높던 서울 신규 분양 아파트의 인기가 최근 시들해지고 있다. 올 상반기 분양한 아파트 3곳 중 2곳 꼴로 최초 청약에서 완판에 실패했으며, 별다른 자격 요건이 필요없는 무순위 청약에서도 주인을 찾지 못하는 사례도 있다. 통계상 서울의 미분양 아파트도 가파르게 늘어나는 추세다.

12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올 상반기 분양과 1차 계약까지 마친 9개 아파트 중 6개 단지가 최초 청약에서 미계약분이 발생했다. 도봉구 ‘창동 다우아트리체’는 지난 5월 실시한 청약 접수에서 12대1(일반공급)의 경쟁률로 1순위 마감됐지만 계약 포기 물량이 대거 발생, 12일 무순위 청약을 실시한다. 전체 89가구 가운데 70%가 넘는 63가구가 무순위 물량으로 나왔다. 서울 관악구 봉천동에서 지난 4월 분양한 ‘서울대입구역 더하이브 센트럴’은 최초 청약 당시 67.1대 1(일반공급)의 높은 경쟁률을 보였지만 75가구 중 3가구가 미계약됐다.

대기업 브랜드 단지도 비슷한 상황이다. 강북구 미아동 ‘한화 포레나 미아’는 첫 번째 무순위 청약에서 계약을 포기한 82가구가 남아 두 번째 무순위 청약에 들어갔지만 두 번째 무순위 청약도 경쟁률이 1.47대 1에 그쳐 추가적인 무순위 청약을 해야 할 가능성이 높다. 강북구 수유동에서 분양한 ‘칸타빌 수유팰리스’는 3번에 걸친 무순위 청약에도 주인을 찾지 못해 할인분양에 나섰지만 네 번째 무순위 청약에서도 일부 주택형이 미달됐다.

서울 강북 일대 아파트 단지의 모습./뉴스1

이처럼 상반기 분양한 아파트들이 줄줄이 흥행에 실패하면서 서울 미분양 아파트는 5월말 기준 688가구로 전월 대비 328가구 급증했다.

다만, 최근의 미계약 사태를 청약 시장의 열기가 식은 것이라 판단하기엔 아직 이르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올 상반기 흥행에 실패한 아파트 대부분 오피스텔이나 도시형생활주택에 가까운 소형 평형의 단지들이었다. 게다가 대부분 서울 외곽이어서 입지 매력이 떨어지고, 분양가도 주변 시세에 비해 별로 저렴하지 않거나 오히려 더 비싼 경우도 있었다.

최근 대출 금리가 올라가는데다 윤석열 정부가 주택 공급 확대 정책을 펴고 있어 청약 수요자들 사이에선 ‘좀 더 기다리겠다’는 심리가 확산하고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해석하고 있다. 김학렬 스마트튜브 부동산조사연구소장은 “수요자들이 원하는 입지에서 원하는 수준의 상품이 공급될 수 있도록 정책적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