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옥션 출범 소식이 알려진 후 사흘간 접수한 매물이 30건이 넘습니다. 권리관계나 채권·채무가 복합한 물건이 아니라, A급 우량 물건이 대부분입니다. 우리나라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 새 거래 방식으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봅니다.”

정을용 BTG컨설팅 대표는 “땅집고 옥션은 부동산 매도·매수인과 중개인 모두가 상생하는 모델이 될 수 있다”고 했다. /BTG컨설팅

상업·업무용 부동산 공개경쟁매각 시스템인 ‘땅집고 옥션­’ 운영 총괄을 맡은 정을용 BTG 컨설팅 대표는 출범 이후 뜨거운 열기를 실감하고 있다. 이미 접수한 매물 중에는 10억원대 상가나 꼬마빌딩부터 200억~300억원대 토지와 대형 건물도 있다.

땅집고 옥션은 법원 경매나 한국자산관리공사 공매(온비드)와 달리 입지 좋고 권리관계가 확실한 우량 매물을 다루는 민간 경매 시스템이다. 이르면 7월부터 시범 사업에 들어간다. 땅집고 옥션을 통하면 법인이나 개인이 보유한 건물이나 토지를 전 국민 대상으로 매각할 수 있다. 그는 “토지나 건물을 팔고 싶은 매도자 입장에서는 그동안 몇몇 중개사에게만 전적으로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중개사가 알고 있는 매수자 수가 제한적이기 때문”이라며 “땅집고 옥션을 통하면 투명한 절차로 제값 받고 거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 대표와 인터뷰하는 중에도 사무실로 옥션 매물 접수와 문의 전화가 쏟아졌다. 중개사뿐만 아니라 우량 부동산을 팔고 싶어하는 개인 매도자 관심도 많다. 땅집고 옥션에 접수한 매물은 최적의 파트너 중개사를 선정, 전속으로 배정할 계획이다.

땅집고 옥션 시범 사업에 올릴 매물도 어느정도 윤곽이 잡혔다. 정 대표는 “서울 연남·연희동과 홍대, 수서동 일대 근린생활건물, 북한강 바로 옆 경기 양평·청평 일대 기업 연수원·별장·펜션 등 알짜 매물 가운데 선별해 옥션 매물로 내놓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땅집고 옥션이 국내 부동산 거래시장 선진화에 순기능을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우리나라에선 이른바 ‘전속 중개’를 찾기 힘들다. 미국과 유럽에선 매도자와 중개사가 사전에 전속계약을 맺고 거래하는 문화가 정착했다. 반면, 우리나라는 여러 중개사에게 매물을 내놓는다. 이러다보니 중개사끼리 고객과 매물을 빼앗고, 빼앗기는 일이 수시로 벌어진다. 매도·매수자 입장에선 가격이 적절한지도 알 방법이 없고, 중개수수료도 투명하지 않다. 매도 의뢰인도 모르는 사이에 매물 하나를 놓고 복마전이 벌어지는 일도 많다.

정 대표는 “의뢰인 입장에선 땅집고 옥션 시스템을 이용하면 중개사 한 명만 지정해도 전국 단위로 매수자를 찾을 수 있다”며 “선진적인 전속중개 시스템을 만드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땅집고 옥션은 매도자와 매수자, 중개사까지 모두가 신뢰할 수 있는 전속 물건 위주 거래 시스템을 구축할 방침이다.

정 대표는 입지나 상품별로 경매 물건을 테마로 묶어서 옥션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시범사업 초기엔 서울·수도권 중심으로 추진하려고 했지만 초기부터 전국적으로 접수 문의가 많아 지역을 넓히는 방안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