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영등포구 63아트에서 바라본 서울시내 아파트. /김연정 객원기자

올해 상반기 전세를 끼고 집을 산 ‘갭투자’ 가운데 무주택자 매수 비중이 64.7%에 달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앞으로 집값이 더 오를 것이란 불안감에 갭투자 형식으로라도 집을 산 사람이 많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갭투자 무주택자 비중 12%포인트 껑충

26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갭투자자 중 무주택자 비중은 64.7%로, 작년 상반기(52.6%)와 비교해 10%포인트 넘게 증가했다. 갭투자는 전세보증금을 낀 매매 거래로, 예를 들어 매매 가격이 5억원인 아파트에 세입자가 3억원 전세를 주고 살고 있다면, 나머지 2억원만 보태 집을 사는 것이다.

주로 시세차익을 기대하고 갭투자하는 다주택자와 달리 무주택자는 나중에 실거주할 생각으로 사는 경우도 많다. 경기도 남양주시의 한 아파트를 산 30대 박모씨는 “집값이 계속 오르는 게 눈에 보이는데, 당장 현금도 없고 그렇다고 대출이 충분히 나오는 것도 아니라 일단 전세를 끼고 샀다”며 “나중에 돈을 모아 들어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벼락거지’ 불안감에 일단 집을 사놓고 보자는 수요도 상당할 것으로 추정된다.

주요 지역 집값은 계속해서 오르고 있다. 한국주택금융공사 주택금융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서울의 주택구입부담지수는 작년 같은 기간(132.2)보다 34포인트 상승한 166.2로 집계됐다. 해당 지수를 산출하기 시작한 2004년 이래 최고치다.

이 지수는 중간소득 가구가 대출을 받아 중간가격 주택을 살 경우 원리금 상환 부담을 나타낸다. 소득의 4분의 1(25%)을 대출 원리금을 갚는 데 쓸 경우가 100으로, 수치가 높아질수록 소득에서 대출 원리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진다는 의미다. 2015년 1분기 83.7까지 떨어졌지만, 이후 다시 오르기 시작해 2016년 4분기 100을 넘어섰고 이번까지 오름세를 이어왔다.

◇수도권 아파트 산 30대, 자기자본 41%뿐… ‘영끌’로 집 샀다

상대적으로 모든 돈이 적은 젊은층은 갭투자와 대출을 활용해 ‘영끌’ 매수에 나서는 경우가 많았다. 국토부가 올해 상반기 기준 수도권 아파트 매수 금액을 분석해보니, 자기 자본 비율은 평균 52% 수준이었다. 나머지는 보증금 승계(25%), 차입금(23%)이었다. 집값의 절반 정도는 세입자 보증금이나 대출을 받아 냈다는 의미다.

30대는 자기자본 비율이 더 낮아 41%에 불과했다. 보증금 승계가 26%, 차입금이 33%로, 특히 차입금 비율이 전체 평균보다 높았다. 주택담보대출은 물론 신용대출 등 온갖 수단을 동원해 ‘영끌’에 나선 젊은층이 많은 것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