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오는 10월부터 집을 사고팔거나 전·월세 계약을 맺을 때 내는 중개 수수료 부담이 대폭 줄어든다. 6억원 전세 계약 때 수수료가 최대 480만원에서 240만원으로 줄어드는 등 일부 금액대에선 반값까지 떨어진다. 국토교통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부동산 중개 보수 및 중개 서비스 개선 방안’을 확정해 20일 발표했다. “중개 업소의 서비스는 달라진 게 없는데, 집값 상승으로 복비만 올랐다”는 소비자 불만이 거세지면서 정부가 개편에 나선 지 6개월 만이다.

◇매매는 6억원, 전세는 3억원부터 수수료 줄어

개편안에 따르면 주택 매매는 6억원 이상부터, 전·월세 계약은 3억원 이상부터 중개 수수료가 이전보다 내려간다. 그보다 금액이 낮은 거래 때는 기존 수수료율이 적용된다. 국토부는 “최근 집값, 전셋값이 전반적으로 오르면서 중개 수수료 부담이 커진 측면이 있다”며 “이번 개편안은 거래가 많아진 구간의 상한 요율을 조정한 것”이라고 했다. 국토부에 따르면 6억원 이상 집 매매 계약은 2015년 6.3%에서 작년 14.1%로 증가했다. 서울은 아파트의 절반 이상이 매매가 9억원을 넘는다.

매매 중개 상한 수수료율, 임대차 중개 상ㅎ안 수수료율, 거래 금액별 중개보수 최대 금액 /자료=국토교통부

6억~9억원짜리 집을 매매 거래할 때 최고 수수료율이 0.5%에서 0.4%로 낮아진다. 0.9%를 적용받던 9억원 이상 구간은 9억~12억원(0.5%), 12억~15억원(0.6%), 15억원 이상(0.7%)으로 세분화된다. 가장 감면 폭이 큰 구간은 9억~12억원으로, 9억원 집의 중개 보수가 810만원에서 450만원으로 44.4% 낮아진다. 15억원짜리 집은 최대 중개 보수가 1350만원에서 1050만원이 된다.

전·월세 계약의 경우 3억~6억원 구간이 0.4%에서 0.3%로 조정된다. 6억원 이상은 0.8%에서 6억~12억원(0.4%), 12억~15억원(0.5%), 15억원 이상(0.6%)으로 세분화된다.

이번 개편안은 정부가 16일 공개한 세 가지 방안 중 가장 유력하다고 알려진 안이 거의 그대로 확정됐다. 임대차 6억~9억원 구간 요율만 애초 0.3%에서 0.4%로 소폭 높아졌다. 정부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공인중개업계의 반발을 일부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기존처럼 상한 요율 안에서 협상

이번 개편안은 중개사가 받을 수 있는 최고 수수료율을 정한 것일 뿐 실제 소비자가 이 금액을 모두 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기존대로 소비자는 중개사와 협상해 상한선 안에서 수수료를 정할 수 있다. 분쟁을 방지하기 위해 고정요율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었지만, 국토부는 “중개사 간 경쟁을 차단하고, 저렴한 중개 서비스 업체 진입을 막을 수 있다”며 반영하지 않았다.

실제 시장에서는 소비자가 상한 금액을 모두 부담하는 경우가 많다. 국토부 실태 조사에 따르면 매매 계약자의 87.2%, 임대차 계약자의 83.7%가 상한액만큼 수수료를 줬다고 답했다. 상한 요율이 시장 가격이 될 가능성이 큰 셈이다.

개편안은 ‘공인중개사법 시행규칙’ 개정을 거쳐 이르면 10월부터 시행된다. 시행규칙 개정 전에 지자체가 먼저 조례를 바꾸면 수수료 인하 시행 시기를 앞당길 수 있다. 중개 수수료 개편안은 시행규칙이 시행되거나 조례가 바뀐 이후 맺는 계약부터 적용된다.

◇공인중개사 합격자 수 단계적 조정

정부 개편안은 중개 사고 발생 시 개인 공인중개 업소의 책임 보장 한도를 1억원에서 2억원, 법인은 2억에서 4억원으로 올리는 방안도 담았다. 중개사의 매물 확인 설명 의무를 강화하고, 특히 사고가 잦은 다가구 주택 확인설명서에는 권리 관계를 포함해 기존보다 더 많은 내용을 담도록 했다.

매년 2만명 안팎 배출되는 중개사 합격 인원도 조정할 계획이다. 시험 난이도를 조절하거나 상대평가로 바꾸는 식이다. 국토부는 급격한 제도 개선에 따른 혼란을 방지하고자 유예 기간 등을 거쳐 단계적으로 도입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공인중개사 시험 누적 합격자는 46만명이 넘고, 영업 중인 공인중개사도 11만4000여 명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