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지난해 이뤄진 주택 거래 약 71만건을 전수 조사한 결과 허위신고, 자전거래 등 실거래가 조작 의심사례 12건을 적발했다. 사진은 중개업소 밀집지역의 모습. 기사 내용과 관계 없음./뉴시스

공인중개사 A씨는 시세 2억5000만원 수준인 처제 소유 아파트를 자녀 2명에게 각각 3억1500만원과 3억5000만원에 순서대로 매각했다가 해제하는 식으로 시세를 부풀린 후 제3자에게 3억5000만원에 팔았다. 자전(自轉)거래를 통해 시세 이상의 차익을 챙긴 것이다. 거래에 참여한 중개사의 자녀들 모두 계약서가 없고, 계약금이 오간 증빙 서류도 없었다.

국토교통부는 작년 2월부터 연말까지 이뤄진 아파트 거래에 대한 정밀 실태조사를 통해 자전거래 및 허위거래 의심사례 12건을 적발했다고 22일 밝혔다. 전날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부동산 관계장관회의에서 언급했던 실거래가 조작 실태조사의 구체적 내용이 이날 공개된 것이다.

국토부 부동산거래분석기획단은 작년 2월 21일부터 연말까지 이뤄진 전국 주택 거래 71만여건의 등기부 자료를 전수 조사한 결과, 거래신고 이후 잔금지급 기간(60일)이 지나도록 소유권 이전등기 신청을 하지 않은 거래 2420건을 적발했다. 이 2420건에 대해 국토부는 “허위로 거래를 신고했거나, 계약 해제 후 해제 신고를 하지 않았거나, 정상 거래 후 등기 신청만 하지 않은 경우”라며 “3가지 모두 과태료 대상”이라고 설명했다.

등기부 조사와 별도로 국토부는 지난해 2월부터 올해 1월 사이 신고됐다가 해제된 아파트 거래 2만2000건 중 규제지역(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 내에서 특정인이 반복적으로 다수의 신고가(新高價) 거래에 참여한 821건을 추려 정밀 조사를 진행했다. 거래당사자간 특수관계, 계약서 존재 여부, 계약금 수수 여부 등을 확인했고, 총 69건의 법령 위반 의심사례를 확인했다. 이 중 12건이 자전거래 또는 허위거래 의심사례라는 게 국토부 설명이다. 정밀 검증 대상의 1.4%가 실거래가 조작 의심사례였던 셈이다.

국토부는 구체적인 사례들도 일부 공개. 중개보조원 B씨는 본인 명의로 신고가에 아파트를 허위로 매수해 신고한 후 제3자에게 그것과 같은 가격으로 매각하고는 본인의 신고가 거래는 해제 신고했다. 분양대행사 C사는 회사 소유의 시세 2억2800만원짜리 아파트를 회사 임원들에게 3억원 정도에 허위로 매도한 것으로 신고하고는 이들 아파트를 제3자에게 2억93000만원에 팔았다.

국토부는 “이번 기획조사를 통해 ‘실거래가 띄우기’ 사례를 최초로 적발하는 성과가 있었다”며 “이러한 결과를 바탕으로 앞으로도 이상 거래를 면밀히 추적 분석해 실거래가 띄우기가 시장에서 근절되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자전거래와 같은 편법을 규제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지금 집값 상승의 주 요인이 실거래가 조작이라고 확대 해석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