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인천 연수구 송도동. 인천 지하철 1호선 인천대입구역 2번 출구로 나와 코스트코홀세일 방면으로 3분쯤 걸어가자, 지상 최고 43층에 달하는 고층 아파트 단지가 눈에 들어왔다. 2017년 입주한 ‘송도 더샵 퍼스트파크(F15블록)’다. 이 아파트는 요즘 집값에 날개를 달았다. 전용면적 85㎡가 지난해 11월 9억6000만원에 팔린 후 10억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이미 매물 호가는 최고 12억원까지 치솟았다. 송도동 A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입주 초기 부족했던 학교, 일자리, 쇼핑시설 등이 상당부분 자리잡았다”면서 “가장 큰 약점이던 인천 도심과 서울로 이어지는 교통망도 개선되면서 집값이 더욱 탄력을 받고 있다”고 했다.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B노선 사업 확정으로 서울 접근성이 획기적으로 좋아질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면서 인천 송도 집값이 크게 오르고 있다. 위쪽 사진은 분양을 앞둔 ‘송도자이 크리스탈오션’ 아파트가 들어설 송도 랜드마크시티 일대와 서해 바다. 아래쪽은 송도 학부모에게 인기가 높은 송도채드윅국제학교. /서준석 땅집고 기자·조선일보 DB

실제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2019년 8월 이후 지난해 말까지 송도를 포함한 연수구 일대 아파트 매매가 상승률은 15.3%에 달했다. 같은 기간 인천(10.1%), 경기(13.4%)를 크게 웃돌았다. 이유가 뭘까.

◇GTX-B 개발 호재에 날개 단 송도 집값

2003년 첫 삽을 뜬 인천 송도국제도시는 이른바 ‘인천의 강남’으로 불린다. 강남처럼 대형 건설사 브랜드의 새 아파트가 많고, 삼성바이오로직스·포스코건설 등 대기업도 대거 입주해 있기 때문이다. 연세대 송도국제캠퍼스와 채드윅송도국제학교를 끼고 있는 교육 여건도 우수해 소위 영리치(젊은 부자)의 관심도 높다.

하지만 약점이 있었다. 바로 서울 접근성이다. 대중교통을 이용해 서울까지 가려면 1시간 이상 걸렸던 것. 이 문제를 단박에 해결해 준 대형 호재가 바로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 B노선이었다. GTX-B노선은 2019년 8월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해 사업 추진이 확정됐다. GTX-B노선은 출발역인 송도 인천대입구역에서 서울 여의도~서울역~남양주 마석까지 이어진다. 개통하면 송도역에서 서울역까지 출퇴근 시간이 기존 82분에서 27분으로 단축된다. 그동안 송도의 약점으로 꼽혔던 서울 접근성이 획기적으로 개선된다.

GTX-B노선 확정 발표 이후 송도 집값은 날개를 달았다. 대표적인 곳이 인천대입구역 주변 아파트다. 특히 입주 5년 이내 신축 아파트가 강세다. 2017년 입주한 ‘송도 더샵 퍼스트파크(F15블록)’ 전용면적 85㎡는 지난해 11월 9억6000만원에 매매됐다. 2019년 6월(6억5000만원)과 비교하면 1년 5개월여 만에 3억원 넘게 올랐다. 인근 ‘송도 더샵 센트럴파크 3차’ 111㎡ 분양권도 지난해 8월 역대 최고가인 11억8724만원에 팔렸다.

◇'송도자이 크리스탈 오션' 등 최고급 단지 분양 앞둬

현재 송도에서 새 아파트 개발이 가장 활발한 지역은 랜드마크시티(송도 6·8공구)다. 약 176만평 부지에 2만5000여가구가 들어설 예정이다. 서해 바다를 끼고 있어 이른바 ‘영구 오션뷰’가 가능하다는 것이 최대 장점으로 꼽힌다. 랜드마크시티에선 송도 외곽 16㎞를 ‘ㅁ’자형 호수와 수로로 잇는 워터프론트 사업이 진행 중이다. 2027년까지 인공해변·수상터미널·마리나·해양스포츠 체험장 등을 함께 짓는다.

올해 송도 랜드마크시티에서 분양하는 단지 중에는 ‘송도자이 크리스탈오션’이 주목받고 있다. 지하 1층~지상 42층 9개동에 1503가구 대단지다. 직선 거리로 2.4㎞에 GTX-B노선 출발역이 개통한다. 송도에서 인기가 높은 채드윅송도국제학교 통학도 편리하다. 업계에선 자녀 교육에 관심이 많은 송도맘들이 대거 청약에 나설 것이라고 보고 있다.

송도자이 크리스탈오션은 바다와 딱 붙어있다. 해변을 따라 아파트 동(棟)을 2단으로 배치하는데, 바다에 접한 앞쪽 동 뿐 아니라 뒤쪽 동에서도 거실에서 바다를 볼 수 있다. 저층으로 짓는 테라스하우스(전용면적 139㎡) 34가구와 펜트하우스 10가구의 경우 오션뷰를 극대화하는 설계를 도입했다. 단지 내 광장은 축구장 4배 크기로 짓고, 지상 25층에서 바다와 인천대교를 볼 수 있는 스카이브릿지 커뮤니티를 짓는 등 리조트 못지 않게 설계한다.

GS건설 관계자는 “송도에서 유독 랜드마크급 신축 아파트 선호도가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송도자이 크리스탈오션도 청약 열기가 뜨거울 것 같다”고 했다. 실제 지난해 6월 최고급 설계를 내세우며 분양한 ‘힐스테이트 레이크 송도 3차’는 청약 경쟁률이 최고 122대 1, 같은 달 분양한 ‘더샵 송도센터니얼’도 평균 143대 1을 기록하면서 1순위 마감했다. 송도동 B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GTX-B노선이 착공하는 2022년쯤 집값이 한 번 더 크게 오를 것”이라며 “송도 곳곳에 개발을 앞둔 알짜 부지가 아직 남아있는데, 이곳에서 나올 신규 아파트 청약 경쟁률은 점점 더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