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한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전세 시장을 안정시킬 수 있도록 정부 내 논의가 진행 중”이라며 “논의가 정리되면 국민들에게 발표하겠다”고 했다. 주택 정책 주무 부처 수장인 김 장관이 7월 말 주택임대차법 개정 이후 추가적인 전세 대책을 공식적으로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임대차법 개정 후 전국에서 전세 매물이 급감하고 가격이 오르는 등 전세 대란이 나타나자 기획재정부 등 다른 부처와 정치권에서는 추가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김 장관은 ‘기존 정책들의 효과를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전세난이 심해지는 데다 “정부가 전세난을 자초해놓고 손을 놓고 있다”는 비판 여론이 들끓자 일단 대책을 만드는 ‘액션’이라도 취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김 장관은 최근 전세난의 배경에 대해 “임대차법 때문에 수요와 공급이 동시에 줄어서 공급물량이 줄었다는 점은 인정한다”면서도 “보다 근본적인 원인은 코로나를 겪으면서 기준금리가 0.5%로 떨어진 것”이라고 했다. 또 “1989년 임대차 의무 계약을 1년에서 2년으로 늘릴 때 4~5개월 혼란기가 있었다”며 “이번 제도가 더 큰 변화이기 때문에 정착되는 과정에서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다.
김 장관은 “계약갱신청구권을 통해 임대료의 큰 폭 증액 없이 연장하는 분도 많이 늘었는데 그런 분들의 목소리가 전혀 반영되지 못해 안타깝다”고도 했다. 하지만 계약갱신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는 세입자도 2년 후에는 큰 폭으로 오른 전셋값을 감당해야 하는 처지에 놓일 수 있고, 집주인이 실거주하겠다고 해 집을 비워야 하면 곧바로 전세난에 내몰린다.
시장에서는 정부가 전세 대책을 내놓더라도 실효성 있는 방안을 담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표준 임대료 등 극단적인 정책을 제외하면 이미 쓸 만한 카드는 다 쓴 데다,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도 내년부터 줄어들어 전세난은 앞으로도 지속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정부는 수도권 주택 공급을 늘릴 방침이지만 이 주택들의 입주까진 최소 4~5년의 시간이 걸리는 데다 의무 거주 요건이 강화되고 있어 전세 공급 효과는 그리 크지 않을 수도 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내년 전국 전셋값 상승률이 올해(4.4%)보다 높은 5%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