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자료를 보고 있다. 2020.11.3 국회사진기자단

3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한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전세 시장을 안정시킬 수 있도록 정부 내 논의가 진행 중”이라며 “논의가 정리되면 국민들에게 발표하겠다”고 했다. 주택 정책 주무 부처 수장인 김 장관이 7월 말 주택임대차법 개정 이후 추가적인 전세 대책을 공식적으로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임대차법 개정 후 전국에서 전세 매물이 급감하고 가격이 오르는 등 전세 대란이 나타나자 기획재정부 등 다른 부처와 정치권에서는 추가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김 장관은 ‘기존 정책들의 효과를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전세난이 심해지는 데다 “정부가 전세난을 자초해놓고 손을 놓고 있다”는 비판 여론이 들끓자 일단 대책을 만드는 ‘액션’이라도 취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3일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질의를 듣고 있다. 김 장관은 이날“전세 시장을 안정시킬 수 있도록 정부 내 논의가 진행 중”이라며“논의가 정리되면 국민들에게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국회사진기자단

김 장관은 최근 전세난의 배경에 대해 “임대차법 때문에 수요와 공급이 동시에 줄어서 공급물량이 줄었다는 점은 인정한다”면서도 “보다 근본적인 원인은 코로나를 겪으면서 기준금리가 0.5%로 떨어진 것”이라고 했다. 또 “1989년 임대차 의무 계약을 1년에서 2년으로 늘릴 때 4~5개월 혼란기가 있었다”며 “이번 제도가 더 큰 변화이기 때문에 정착되는 과정에서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다.

김 장관은 “계약갱신청구권을 통해 임대료의 큰 폭 증액 없이 연장하는 분도 많이 늘었는데 그런 분들의 목소리가 전혀 반영되지 못해 안타깝다”고도 했다. 하지만 계약갱신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는 세입자도 2년 후에는 큰 폭으로 오른 전셋값을 감당해야 하는 처지에 놓일 수 있고, 집주인이 실거주하겠다고 해 집을 비워야 하면 곧바로 전세난에 내몰린다.

시장에서는 정부가 전세 대책을 내놓더라도 실효성 있는 방안을 담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표준 임대료 등 극단적인 정책을 제외하면 이미 쓸 만한 카드는 다 쓴 데다,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도 내년부터 줄어들어 전세난은 앞으로도 지속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정부는 수도권 주택 공급을 늘릴 방침이지만 이 주택들의 입주까진 최소 4~5년의 시간이 걸리는 데다 의무 거주 요건이 강화되고 있어 전세 공급 효과는 그리 크지 않을 수도 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내년 전국 전셋값 상승률이 올해(4.4%)보다 높은 5%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