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때문에 반도체 사이클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올해 1분기 영업이익 57조원이 4분기 연속으로만 나와도 주가는 이론적으로는 두 배가 됩니다.”

13일 조선일보 경제부가 운영하는 유튜브 ‘조선일보 머니’의 ‘이기자의 취재수첩’에 출연한 이효석 HS아카데미 대표는 삼성전자의 1분기 실적과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구조적 변화를 이같이 진단했다. 구독자 53만명을 보유한 경제 유튜버인 이 대표는 광주과학고와 포항공대를 졸업한 주식 전문가다. 기업은행과 보험사·자산운용사·증권사 등에서 일했고, 핀테크(금융 기술) 스타트업에서 임원으로 재직한 그는 기술 기업을 읽는 능력이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효석 HS아카데미 대표

◇PER 낮다고 사면 망한다? 이번엔 다르다

메모리 반도체주는 전통적으로 12개월 선행 PER(주가수익비율)이 낮을 때 오히려 팔아야 한다는 역발상 전략이 통했다. 이익의 변동성이 주가보다 훨씬 커, PER이 낮다는 신호가 오히려 이익 피크를 뜻했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하이닉스 PER가 너무 싸다고 샀다가 다음 해 망한 투자자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는 “AI 때문에 이번엔 다르다”고 봤다. 메모리 수요가 공급 증설 속도를 따라잡기 어려울 만큼 빠르게 늘어나고 있어, 적자가 나는 구조 자체가 사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사이클이 없어지거나 매우 약해진다면, 멀티플 재평가만으로 주가가 한 단계 더 오를 수 있다”며 “57조원이 유지만 돼도 주가는 이론적으로 두 배”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AI가 메모리 반도체 산업의 사이클 자체를 없애고 있다”며 “이 변화를 시장이 받아들이는 순간,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의 주가는 한 단계 더 점프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앵커링 바이어스… 이익이 10배 뛰면 추정 자체가 불가능”

삼성전자는 이번 1분기 영업이익으로 약 57조원을 기록했다. 구글의 영업이익을 넘어서는 수준이며, 증권사별 추정치 최고값(53조원)마저 넘어섰다. 증권사 간 추정치 격차도 46조원에서 53조원까지 최대 8조원에 달했다.

“작년 한 해 동안 반도체 사업부(DS)에서 25조원을 번 회사가 올해 한 분기에 57조원을 벌어버렸어요. 영업이익은 거의 10배가 늘어났고요. 이 정도면 애널리스트들이 추정치를 맞추기가 구조적으로 불가능합니다.”

이 대표는 이를 ‘앵커링 바이어스(anchoring bias·닻 내림 효과)’ 탓으로 분석했다. 그는 “시험 족보처럼 과거 실적을 기준으로 추정하는 게 관행인데, 이익이 열 배 뛰어버리면 족보가 무용지물이 된다”고 말했다.

조선일보 머니와 인터뷰 중인 이효석 HS아카데미 대표(오른쪽)

◇ SK하이닉스, 이익 규모보다 ‘이익의 질’이 관건

곧 있을 SK하이닉스 실적 발표에 대해 이 대표는 “삼성전자를 보고 기대했다면, 절대 규모는 다소 덜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두 회사의 HBM(고대역폭메모리) 가격 전략이 엇갈리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받을 수 있을 때 최대한 높은 가격을 받겠다는 스탠스라면, 하이닉스는 가격을 과도하게 올리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이 대표는 이를 두고 ‘승자의 여유’라고 표현했다. 과거엔 삼성전자가 가격 협상 주도권을 쥐고 치킨 게임을 벌였다면, 이번엔 하이닉스가 주도권을 쥐고 있다는 걸 보여주는 것이라는 것이다. 그는 “HBM 수율에서 하이닉스가 앞서 있으니, 가격을 올리지 않아도 이미 충분히 벌 수 있다는 자신감”이라며 “이익의 퀄리티나 밸류에이션 재평가 측면에서는 하이닉스가 더 유리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 “주가 변동성에 흔들리지 마라

실적 발표 당일 삼성전자 주가는 어닝 서프라이즈에도 불구하고 하락했다가, 중동 휴전 소식에 급등하고, 다시 이스라엘 공격 뉴스에 내려앉는 등 방향을 잡지 못했다. 이 대표는 이를 두고 “주식 시장은 카지노고, 삼성전자는 동탄에 그대로 있다”고 말했다.

“주가가 오르내린다고 삼성전자 직원이 하는 일이 달라지지 않습니다. 중요한 건 그 카지노가 바라보는 시각이 계속 바뀐다는 것입니다. 단기 변동성은 주식 시장의 본질적인 속성이지만, 장기적으로 주가는 반드시 펀더멘털에 수렴합니다.”

더 자세한 이야기는 유튜브 채널 ‘조선일보 머니’ 영상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네이버 등 포털 사이트에서 ‘조선일보 머니’ 영상을 보시려면 다음 링크를 복사해서 접속해보세요. https://youtu.be/07POU5vlUh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