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4.5%를 넘어서 거기 머무르는 시간이 길어지면 미국은 고혈압 환자가 되는 겁니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낮춰야 하는 상황이죠.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이란 문제에서 발을 빼고 싶어 하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지난 3일 조선일보 경제부가 운영하는 유튜브 ‘조선일보 머니’의 ‘이기자의 취재수첩’에는 윤지호 경제평론가가 출연해 이같이 말했다. LS증권 등에서 30년 넘게 근무하며 ‘여의도 나침반’으로 불리는 윤 평론가는 “현재 트럼프가 가장 두려워하는 변수는 미 국채 금리”라고 말했다.
◇“트럼프, 금리 튀면 뒤로 물러선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이 예상보다 길어지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란과의 전쟁을 끝까지 끌고 가고 싶어 하지 않을 거다. 지난해 관세 유예 때도 똑같았다. 미국채 10년물 금리가 튀면 트럼프는 뒤로 물러섰다. 지금도 금리가 4.3~4.4%대에서 움직이고 있는데, 이게 4.5%를 넘어 거기서 계속 유지된다면 금융 쪽에서 경기 침체가 올 수 있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카드로 잡고 있지만, 미국의 직접적인 피해는 적어 보이는데.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장기화할 경우 카타르 LNG 수출이 멈추고, 그 부산물인 헬륨 공급이 끊기면 반도체 공정 자체가 타격을 받는다. 대만 TSMC가 멈추면 미국 경제도 멈춘다.”
-최근 사모 대출 펀드 위기로 인한 금융 위기 재현 가능성도 높게 점쳐진다.
“2008년 월가발(發) 금융위기나 2020년 코로나 위기는 아무도 모르게 치고 들어왔다. 이렇게 다들 알고 걱정하는 것 때문에 터지는 경우는 없다. 오히려 빅테크(대형 기술) 기업들의 재무 구조 변화가 우려된다. 구글 등이 데이터센터에 천문학적인 캐팩스(설비투자 등 자본지출) 투자를 쏟아부으면서 영업현금흐름 대비 투자 비율이 급격히 높아지고 있다. 번 돈을 다 써버리니 주주에게 돌려줄 여력이 없고, 돈을 빌려가면서까지 투자하고 있다. 서학개미(해외 주식 개인 투자자)들이 기대했던 높은 주주 환원의 시대는 사실상 끝났다.”
◇“한국 증시, 최악만 피하면 강하게 복원”
-다음달이면 한국과 미국의 중앙은행 수장이 동시에 바뀔 가능성이 높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는 과거부터 가계부채와 전세자금에 부정적 인식이 강했다. 부동산 투기 억제와 금리 인상 쪽으로 방향을 잡지 않겠느냐는 추측이 가능하다. 케빈 워시 연방준비제도 의장 후보는 과거 연준의 비전통적 통화정책에 강하게 비판적이었고, 중앙은행 역할을 축소하고 싶어 한다. 최근에는 AI 기술 낙관론을 근거로 금리 인하론을 펴고 있다. 두 후보자 다 매파(통화 긴축)냐 비둘기파(통화 완화 선호)냐를 단정짓기 전에, 취임 후 첫 발언이 어떤 스탠스일지가 시장의 핵심 관심사가 될 것이다.”
-요즘 트럼프 한마디에 국내 증시가 요동친다.
“지금 같은 장세에서 가장 위험한 투자자는 트럼프 발언에 샀다가 다음 발언에 팔고, 휴전 소식에 샀다가 다시 흔들려 파는 사람들(이른바 사팔사팔)이다. 그렇게 뉴스를 쫓아다니면 올해 주식 투자에서 최악의 성과를 내게 될 것이다. 올해 시장의 특징은 ‘범피 로드(울퉁불퉁한 길)’다. 이럴 땐 좋은 기업을 미리 선별해 두고, 그 기업이 흔들렸을 때 원하는 가격에 사는 전략이 유효하다.”
-올해 한국 증시 전망은?
“최근 세계 경제에서 ‘만드는 나라’의 가치가 부상하고 있고, 한국은 반도체·방산·조선 등 유형 자산 제조 역량을 갖춘 몇 안 되는 국가다. 지금 코스피에는 공급망 붕괴 가능성까지 반영돼 있다.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되지 않는다면, 복원만으로도 주가는 상당히 강하게 돌아갈 수 있다. 한국 증시는 피해가 큰 만큼 복원도 더 세다. 중동 사태는 봉합만 되면 다양한 투자 기회가 나온다. 이미 시장은 중동 건설주와 케미컬주 등에서 이를 반영하기 시작했다.”
-좋은 기업이란?
“한국도 이제 금융이 실물을 지배하는 선진국형 구조로 진입했다. 소수의 강한 기업이 시장을 끌고 가는 구조가 됐고, 그 소수에 집중해야 한다. 삼성전자 등 반도체·부품 대형주, 효성중공업 등 전력 인프라주 등이다. 지금 시장의 핵심은 변동성을 두려워하는 게 아니라 그 변동성을 어떤 가격에 내 것으로 가져오느냐의 싸움이다. 뻔한 종목을 싸게 사는 것, 그게 투자자의 기본 자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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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https://youtu.be/HGdO3GE6IJ8
<2부> https://youtu.be/oXIJSVYBWc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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