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인공지능) 시대의 핵심 인프라로 ‘광통신’이 떠오르면서 주식시장에서 관련 종목들의 강세장이 펼쳐지고 있다. 광통신이란 전기 신호를 빛으로 바꿔 데이터를 더 빠르게, 적은 전력으로 전송할 수 있는 기술이다. AI 시대 데이터 처리량이 폭증하면서 기존에 데이터 전송용으로 쓰던 구리선이 대역폭과 전력 효율 등에 한계를 보이면서 대안으로 떠올랐다. 특히 최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광통신을 미래 핵심 기술로 언급하면서 광통신이 AI 인프라의 ‘마지막 퍼즐’이란 평가마저 나오는 분위기다.
◇상한가 랠리 펼치는 광통신株
광통신 관련 종목들은 국내 증시에서 최근 잇따라 상한가에 올랐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광통신 부품 기업 우리로는 지난달 여섯 거래일 상한가를 기록했다. 지난달 18일 1605원이었던 주가는 19일 들어 ‘상한가 랠리’를 시작해 다섯 거래일 연속 하루 30% 가량 치솟았고, 26일 거래 정지 이후 27일 또다시 상한가를 치면서 7720원에 거래를 마쳤다. 올해를 놓고 보면 1월 2일(1280원)부터 지난 3일(7700원)까지 501% 폭등했다.
우리로뿐이 아니다. 광섬유 제조사 대한광통신은 지난 1월 2일 2683원에서 지난 3일 1만2740원으로 석 달 만에 375% 수직 상승했다. 같은 기간 광통신용 부품을 만드는 한국첨단소재도 1476원에서 3575원까지 142% 올랐다. 시장에서 광통신이 새로운 AI 수혜주로 구조적 재평가를 받고 있단 분석이다.
◇AI 인프라의 ‘마지막 퍼즐’
광통신 종목으로 돈이 몰리는 배경에는 엔비디아를 비롯한 AI 빅테크들의 전략적 투자 등이 있다. 실제로 엔비디아는 지난달 열린 ‘GTC 2026′에서 글로벌 광통신 관련 기업인 루멘텀과 코히런트에 각각 20억달러 규모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기존 구리 케이블 대신 초고속·저지연·저전력으로 데이터 전송이 가능한 광통신이 AI 데이터센터 등 인프라에 필수라는 인식이 확산됐다.
하나증권 박승진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AI 산업의 핵심 동력이 반도체와 전력을 넘어 네트워크 병목 해결로 이동함에 따라 광통신 기술 전반이 중요해졌다”며 “광통신 기술은 AI 성능 구현의 마지막 퍼즐로 평가받는 영역”이라고 했다.
◇일각에선 과열 우려도
광통신이 AI 시대의 또 다른 주인공으로 떠으로면서 최근 국내서 관련 상장지수펀드(ETF)가 나오기도 했다. 삼성자산운용은 지난달 31일 미국 광통신과 네트워크 분야 대표 기업에 투자하는 ‘KODEX 미국AI광통신네트워크’ ETF를 상장했다. 이 ETF는 엔비디아가 투자한 루멘텀·코히런트는 물론 광학 기술이나 데이터 전송 장비를 만드는 코닝·노키아 등 글로벌 네트워크 인프라 기업에 투자한다.
김천흥 삼성자산운용 매니저는 “AI 시대의 경쟁 구도는 이제 ‘누가 더 많은 칩을 가졌느냐’에서 ‘누가 더 빠르고 끊김 없이 칩들을 연결하느냐’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며 “광통신 네트워크는 인공지능 산업 성장의 핵심 주역으로, 이 구조적 전환의 수혜를 가장 직접적으로 누릴 수 있는 기업들로 구성했다”고 했다.
다만 광통신 종목의 상한가 랠리 등 과열 양상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대표 광통신주인 대한광통신은 지난해 약 214억원, 우리로는 약 10억원의 적자를 냈다. 올들어 AI 필수 기술로 주목받으며 주가가 고공행진하고 있지만 아직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고 있단 얘기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광통신이 AI 수요 확장에 따른 수퍼 사이클에 들어선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지난달 중순 엔비디아의 투자 계획 발표 이후 기대가 선반영되며 주가가 가파르게 오른 측면이 있어, 단기 조정에는 유의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