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의 전쟁 발발 이후 코스피가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가면서 투자자들의 증시 관심도 빠르게 식고 있다. ‘불장’ 분위기가 눈에 띄게 꺾이며 거래 대금과 투자자 예탁금이 동시에 줄어드는 모습이다.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최근 장세가 자산 버블의 전형적 흐름을 설명하는 ‘민스키 모델’과 닮았다는 우려도 나온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현재 조정이 펀더멘털 붕괴보다는 지정학 리스크에 따른 일시적 조정이란 평가가 우세하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평균 코스피 거래 대금은 30조1583억원으로 전월(32조2334억원)보다 감소했다. 하루 기준으로는 감소 폭이 더 크다. 지난 30일 코스피 하루 거래 대금은 20조8275억원으로, 이달 초 60조원을 웃돌던 때와 비교하면 40조원 이상 줄었다.
투자자 대기 자금인 예탁금도 빠르게 빠지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투자자 예탁금은 지난 4일 132조682억원까지 늘어난 이후 감소세로 돌아섰고, 지난 27일 기준 112조8372억원 수준까지 내려왔다. 불과 3주 남짓한 사이 19조원 넘게 줄어든 셈이다. 증권업계에선 급등 이후 개인 투자자들이 추격 매수 대신 관망으로 돌아선 결과로 보고 있다. 전쟁과 금리 불확실성이 겹치면서 위험 자산보다 현금성 자산 선호가 커졌다는 것이다.
일부 투자자들은 현재 흐름을 ‘민스키 모델’의 조정 국면에 빗대기도 한다. 민스키 모델은 경제학자 하이먼 민스키의 금융 불안정성 가설을 바탕으로, 자산 가격이 실물 가치보다 투자 심리에 의해 과도하게 부풀었다가 결국 급락하는 과정을 설명하는 모델이다. 코스피가 6300선을 돌파한 뒤 하락세로 돌아선 흐름이 과거 자산 버블 조정 과정과 유사하다는 것이다.
다만 증권가에선 과도한 비관은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다. 중동 리스크가 투자 심리를 짓누르고는 있지만 전면전 가능성은 제한적이고, 국내 증시의 밸류에이션 부담도 상당 부분 해소됐다는 판단이다. 조아인 삼성증권 연구원은 “미국과 이란이 결국 협상으로 갈 가능성이 더 높다고 본다”며 “트럼프가 2차 시한으로 제시한 다음 달 6일까지는 투매를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