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 고객플라자 창구에서 고객이 터치 모니터를 통해 서류를 작성하고 있다. 삼성생명은 보험 가입부터 유지, 보험금 지급까지 모든 과정을 디지털화해 ‘종이 없는 보험 서비스’를 구현했다. /삼성생명 제공

디지털 전환이 금융 산업 전반의 핵심 경쟁력으로 자리 잡으면서 보험 업계 역시 고객 경험 혁신을 위한 기술 도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고객과 접점이 다양한 보험 서비스의 특성상 ‘이해하기 쉬운 서비스’ ‘안전한 거래 환경’ ‘편리한 이용 경험’을 동시에 구현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AI 기반 글쓰기 시스템 도입

삼성생명은 고객에게 전달되는 콘텐츠의 품질을 근본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생성형 인공지능(AI) 기반의 ‘AI CX 글쓰기 시스템’을 도입했다. 단순한 업무 자동화를 넘어 고객 관점에서 소통 품질을 높이기 위한 시도다.

이 시스템은 생성형 AI 기술인 ‘FabriX AI’에 삼성생명 고유의 ‘CX 글쓰기 가이드’를 결합했다. 임직원이 핵심 키워드 몇 개만 입력해도 고객 안내 문구 초안을 자연스럽고 이해하기 쉬운 문장으로 써준다. 또 문자 메시지, 이메일 등 전달 방식에 따라 문장 길이와 구성, 표현을 자동으로 조정해 준다. 같은 내용이라도 고객이 접하는 상황과 채널에 맞춰 최적화한 형태로 전달할 수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 고객이 이해하기 어려운 금융 용어나 내부 표현을 일상적인 언어로 바꾸고, 한자어나 외래어를 우리말로 순화함으로써 고객 이해도를 높인다. 브랜드 용어, 문장 부호, 단위 표기 방식 등을 일관되게 정비해 콘텐츠 간 혼선을 줄이고, 맞춤법과 띄어쓰기, 오탈자까지 자동으로 점검해 더 명확한 정보를 제공한다.

◇종이 없는 보험 서비스

삼성생명은 보험 거래 모든 과정에 걸친 디지털 인프라도 구축하고 있다. 가입부터 유지, 보험금 지급에 이르기까지 ‘종이 없는 보험 서비스’를 실현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미 2020년 신계약 가입 프로세스를 디지털화한 데 이어, 최근에는 계약 변경과 보험금 지급 등 유지·지급 단계의 모든 업무까지 디지털 환경으로 전환했다. 이에 따라 고객은 보험 거래의 전 과정을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이나 홈페이지에서 원스톱으로 처리할 수 있게 됐다.

디지털 상담 서비스도 강화됐다. 챗봇과 채팅 상담을 통해 고객은 언제든지 필요한 정보를 얻고 업무를 처리할 수 있다. ‘다자간 영상 상담 시스템’을 통해 지점 방문이 필요했던 업무까지 비대면으로 해결할 수 있게 됐다. 계약자 변경이나 사고 보험금 청구와 같은 복잡한 절차도 영상 상담을 통해 간편하게 처리할 수 있다.

오프라인 창구에서도 ‘디지털 창구 시스템’을 도입해 고객이 터치 모니터를 활용해 서류 작성부터 신청, 처리까지 직접 수행할 수 있도록 했다. 관련 문서는 모바일로 즉시 전달된다. 행정안전부 전자 증명서 시스템과 연계해 각종 증빙 서류를 모바일에서 발급받아 제출할 수 있도록 했고, 전자 위임장을 통해 대리인 업무도 종이 없이 처리할 수 있게 했다. 삼성생명은 보안성을 강화하기 위해 비대면 실명 인증 과정에 사본 판별 기술을 적용해 제출된 서류의 위·변조 여부를 정밀하게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AI 성문 일치도 분석 서비스

삼성생명은 최근 AI 기반 음성 분석 기술을 활용한 ‘AI 성문 일치도 분석’ 서비스를 도입하며, 비대면 금융 환경에서의 보안 수준을 한층 강화했다. 이 서비스는 콜센터 상담 과정에서 고객의 동의를 받아 음성을 분석하고, 이를 과거 녹취된 성문 정보 및 보이스피싱 범죄자의 음성과 비교해 동일인이 맞는지 실시간으로 판별한다. 목소리가 일치하지 않을 경우, 영상통화 등 추가 인증 절차를 진행해 금융사고를 사전에 차단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이는 개인 고유의 생체 정보를 활용한 인증 기술을 보험 상담 현장에 실시간으로 적용한 첫 사례다. 최근 보이스피싱과 딥페이크 음성 등 금융 범죄가 점점 정교해지면서 기존의 비밀번호나 휴대폰 인증 방식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에 대응한 것이다.

핵심 기술은 자체 개발한 AI 음성 분석 엔진이다. 이 엔진은 말투, 억양, 발성 패턴 등 음성의 고유한 특징을 정밀하게 분석해 과거 데이터와 실시간으로 비교한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해당 기술은 특허 출원까지 완료되며 기술적 완성도와 차별성을 인정받고 있다”며 “단순한 보안 강화 차원을 넘어 고객 신뢰를 확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기술”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