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리를 못 해서 악성 비염을 달고 살았습니다. 방에 쌓인 수천 권의 책과 입지 않는 옷들이 범인이었죠. 물건을 덜어내자 건강이 돌아왔고, 멈췄던 일들이 풀리기 시작했습니다.”
27일 조선일보 경제부가 만드는 유튜브 ‘조선일보 머니’의 ‘머니가 만난 사람’에 출연한 국내1호 정리컨설턴트 윤선현 한국정리력협회 협회장은 “‘정리’는 인생의 전환점”이라며 “특히 은퇴를 맞이한 5060 세대에게 정리는 ‘인생 2막’을 여는 필수 관문”이라고 말했다.
◇노인 냄새의 주범은 ‘썩어가는 물건’
많은 이들이 나이 든 부모님의 집에서 나는 특유의 냄새를 ‘노인 냄새’라 부른다. 윤 대표는 이를 정리 관점에서 분석한다.
“물건도 시간이 지나면 썩습니다. 30~50년씩 한자리에 방치된 책과 서류, 옷가지들이 환기되지 않은 채 쌓여 있으면 그 자체가 냄새의 근원이 됩니다. 위생의 문제가 아니라, 정체된 공간의 문제입니다.”
그가 만난 한 은퇴자는 30년 직장 생활의 흔적인 서류 박스 10개를 버리지 못해 고통받고 있었다. 윤 협회장은 “추억이라는 이름으로 물건을 붙들고 있지만, 정작 그것을 살필 시간조차 내지 않는다면 그건 애착이 아니라 방치”라며 “정리를 위해선 ‘디데이’를 정하는 결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부모 세대가 정리할 때 곤란해하는 것 중 하나는 독립한 자녀가 두고 간 짐이다. 오래된 레고, 교복, 장난감이 자녀 방을 수년째 채우고 있는 경우가 적지 않다. 윤 협회장은 “계약서를 작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네가 가져가지 않으면 내가 처분할 수 있다’는 합의가 없으면 부모는 버리지도 못하고, 버렸다가 자녀에게 섭섭하다는 소리를 듣습니다. 자녀와의 명확한 의사 표현이 선행돼야 합니다. 비어 있는 자녀 방을 취미 공간이나 나만의 힐링 공간으로 바꿀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합니다.”
부모님 댁 냉장고에서는 흔히 유통기한 지난 소스, 약, 건강기능식품. 버리기 아깝다며 수년째 쌓아두는 물건이 발견되는 경우도 많다. 윤 협회장은 “오래된 약과 건강기능식품은 건강을 돕는 게 아니라 해친다”며 “먹으면 안 되는 것들을 버려도 냉장고 절반이 정리된다”고 말했다. 라벨에 날짜를 써두는 것도 간단하지만 효과적인 방법이다.
◇추억의 물건은 상자로 따로 보관
상담자들이 현장에서 가장 정리하기 어렵다고 호소하는 공간은 옷방과 주방이다. 좁은 공간에 물건이 넘쳐난다.
“공간을 넓힐 수는 없습니다. 물건을 줄이는 수밖에 없어요.” 그의 기준은 간단하다. 지난 1년간 쓰지 않았고 앞으로 1년 안에 쓸 일도 없는 물건이라면 처분 대상이다. “언제 입으셨어요 물어보면 10년 전이라거나 한 번도 안 입었다고 하세요. 그건 실제로 입을 일이 없는 옷입니다.”
버리기 어려운 옷은 먼저 헤지고 손상된 것부터 골라내는 것이 출발점이다. 그는 “기부도 판매도 할 수 없는 낡은 옷이 의외로 많다“며 “그것만 빼도 옷장이 한결 가벼워진다”고 말했다. 주방에서는 소형 가전이 문제다. 과거엔 가정당 평균 10개였던 소형 가전이 지금은 두세 배로 늘었다. 그는 ”한 번 써보고 불편해서 방치된 소형 가전은 지금 파는 게 가장 비싸게 팔 수 있다”며 “필요한 사람에게 넘기는 것이 가장 값진 처분”이라고 말했다.
특히, 은퇴 후에도 오랜 직장 생활의 흔적인 양복과 서류를 그대로 두는 경우가 많다. 윤 협회장은 이를 무조건 버리라고 하지 않는다. 대신 ‘명예의 전당’을 만들라고 권한다.
“현관 입구나 책장 한 칸을 정해 수십 년 직장 생활을 상징하는 물건을 모아두는 겁니다. 스포츠 스타만 명예의 전당을 갖는 게 아닙니다.”
추억이 담긴 물건에는 ‘추억 상자’ 하나를 만들 것을 권했다. 윤 협회장은 자신의 상자에 ‘유품’이라고 적었다.
“내가 죽었을 때 가족이 간직했으면 하는 물건만 추렸더니 생각보다 많지 않았습니다. 그 기준으로 보면 결정이 훨씬 쉬워집니다.” 더 자세한 이야기는 유튜브 채널 ‘조선일보 머니’ 영상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네이버 등 포털 사이트에서 ‘조선일보 머니’ 영상을 보시려면 다음 링크를 복사해서 접속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