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솔루션이 2조4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발표한 직후 주가가 18% 넘게 급락했다. 대규모 자금 조달로 재무구조 개선과 미래 투자를 병행하겠다는 계획이지만, 시장에서는 “주주가치 희석 우려가 큰 데 비해 실질적인 재무개선 효과는 제한적”이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특히 정기 주주총회 직후 유상증자 계획이 공개되면서 기존 주주들의 반발도 커지는 분위기다. 시장에서는 이번 유상증자가 기존 주주들의 지분가치 희석 우려를 크게 키웠다고 보고 있다.
◇ 유증 발표에 하루 만에 18% 급락…모그룹도 동반 약세
26일 한화솔루션은 보통주 7200만주를 주당 3만3300원(예정가)에 발행하는 방식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조달 예정 금액은 약 2조4000억원 규모다. 이 가운데 60%에 해당하는 약 1조5000억원은 회사채 상환 등 재무구조 개선에, 나머지 약 9000억원은 신기술 개발 등 미래 투자에 투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날 유상증자 발표로 한화솔루션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8.22% 폭락한 3만6800원에 마감했다. 27일 프리마켓에서도 주가는 6% 넘게 추가 하락하며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통상 대규모 유상증자가 발생할 경우, 단기적으로 주식 수 증가에 따른 주주가치 희석 부담이 커져 주가가 하락하는 경우가 많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같은 날 한화솔루션의 최대주주인 한화 주가도 4.8% 하락 마감했다. 한화가 현재 지분율(36.92%)을 유지하려면 유상증자에 참여해야 하는데, 이 경우 약 7000억원 규모의 자금 부담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 “하루 만에 제네시스 한 대 날아갔다”…주주들 거센 반발
개인 주주 반응도 거셌다. 유상증자 발표 직후 한화솔루션 주주들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하루 만에 제네시스 한 대 값이 날아갔다”, “앞으로 한화 들어간 주식은 무조건 패스”라는 반응이 잇따랐다.
특히 주주 반발을 키운 건 발표 시점이다. 한화솔루션은 유상증자 발표 이틀 전인 지난 24일 정기 주주총회를 열었지만, 당시 관련 계획을 주주들에게 별도로 언급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회사 측은 “주총 이후 이사회가 교체됐고, 신규 선임 이사들이 증자안을 검토할 최소한의 시간이 필요했다”며 “주총 당일 관련 내용을 공개하기에는 물리적으로 시간이 부족했다”는 취지로 해명했지만,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주주 신뢰를 훼손했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 증권가 “차입금 축소 효과 제한적”…목표가 줄하향
증권가에서도 이번 유상증자를 두고 기대보다 우려가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일부 증권사는 목표주가를 대폭 낮추거나 투자의견을 하향 조정했다.
DS투자증권은 27일 한화솔루션에 대해 투자의견을 ‘매도’로 제시하고 목표주가를 기존 4만7000원에서 2만5000원으로 낮췄다. 안주원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말 기준 순차입금 규모가 약 13조원에 달하는 만큼, 1조5000억원 수준의 채무 상환만으로는 차입금을 의미 있게 줄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재 기대할 수 있는 부분은 1분기 실적”이라며 “태양광 부문의 흑자 전환이 예상되지만, 대규모 자금 조달로 훼손된 신뢰를 회복하려면 실적 개선이 두 분기 이상 연속 확인돼야 할 것”이라고 했다.
삼성증권도 투자의견을 기존보다 보수적으로 조정했다. 조현렬 삼성증권 연구원은 “유상증자를 통해 채무 상환과 신제품 투자 재원을 확보한 점 자체는 의미가 있지만, 시점과 규모 측면에서는 투자자에게 아쉬운 부분”이라며 “신재생에너지 부문의 이익 반영 시점을 늦춰 잡을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