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가 만든 이번 불확실성이 끝나더라도, 구조적인 변화는 이미 시작됐습니다. 지금 전 세계는 시대 전환에 따른 비용을 지불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김일혁<사진> KB증권 글로벌주식팀장은 지난 23일 인터뷰에서 당분간 글로벌 증시의 높은 변동성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중동 에너지가 더 이상 안정적이지 않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에너지 공급 구조 자체가 바뀌고 있다”며 “이전처럼 모든 자산이 함께 오르는 ‘에브리싱 랠리’ 국면으로 돌아가긴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김 팀장은 조선일보와 에프앤가이드가 공동 주관한 ‘2025년 리서치 우수 증권사 및 베스트 애널리스트’ 평가에서 7년 연속 글로벌 투자전략 부문 베스트 애널리스트로 선정됐다.

김 팀장은 단기적으로 글로벌 증시를 흔들 핵심 변수로 유가를 꼽았다. 그는 “전쟁 이후 에너지 가격이 과거보다 한 단계 높은 수준에서 형성될 가능성이 크다”며 “최근 몇 년처럼 시장 전체의 밸류에이션이 한꺼번에 올라가는 장세보다는 산업 경쟁력과 이익 성장세가 뚜렷한 국가와 기업 중심의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실적이 뒷받침되는 유망 국가로는 한국과 중국을 꼽았다. 그는 “한국은 이익 성장 기반이 뚜렷하고, 중국도 인공지능(AI)과 반도체 투자 확대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지난해 글로벌 증시를 이끈 AI 테마에 대해서도 낙관적인 시각을 유지했다. 다만 김 팀장은 “이제는 하나의 테마로 묶어 보기보다 병목이 어디에서 발생하는지를 봐야 하는데, 전력과 반도체가 대표적인 병목”이라며 “에이전트 AI가 확산될수록 관련 인프라 수요는 더 커질 것”이라고 했다. 유망 섹터로는 구조적으로 수요가 이어질 가능성이 큰 반도체, 발전설비, 천연가스를 꼽았다.

변동성이 커진 장세에서 투자자에게 필요한 전략으로는 ‘속도 조절’을 제시했다. 그는 “지금은 많이 벌기보다 잃지 않는 데 집중해야 할 시기”라며 “한쪽에 강하게 베팅하기보다 리스크를 줄이고, 추세가 확인된 뒤 대응해도 늦지 않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