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의 ‘롤러코스터’ 장세가 이어지면서 변동성을 피해 안전 추구형 금융 상품으로 자금 유입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개별 주식은 물론 전통 안전 자산인 금마저 가격이 널뛰자 투자자들은 만기가 짧은 채권이나 기업어음 등을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머니마켓펀드(MMF) 등을 찾고 있다. 불안감에 휩싸인 투자자들이 리스크는 낮으면서 은행 예금보다 조금 더 많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파킹형 상품’으로 투자금을 옮기고 있다는 분석이다.
◇ 단기채·커버드콜 ETF로 ‘머니 무브’
25일 ETF체크에 따르면 지난 한 주 동안 ‘TIGER 단기통안채’에 1433억원이 순유입됐다. 반도체 관련 ETF를 제외하면 가장 많은 자금 유입이 발생했다. 이어 RISE 머니마켓액티브(1232억원), TIGER 배당커버드콜액티브(1075억원)도 자금 순유입 ‘톱 10’에 이름을 올렸다.
이 세 ETF는 모두 변동성을 피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는 대표적인 ETF로 꼽힌다. TIGER 단기통안채는 3개월물 통안채(국공채·금융채 등)로 구성된 단기 채권지수를 추종하는 채권형 ETF다. RISE 머니마켓액티브는 만기 3개월 이내의 기업어음·단기채 등 단기 금융 상품의 수익률을 반영하는 지수를 추종하는 상품이다. 두 ETF는 투자 위험이 은행 예금 수준에 가깝게 낮아, 주식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질 때 자금을 ‘파킹’하는 상품이라는 평가다. 투자자들의 관망 심리가 커지면서, 만기가 있는 예금보다 수익률은 높으면서 언제든지 사고팔 수 있는 안전 추구형 ETF로 자금을 옮기는 것이다.
TIGER 배당커버드콜액티브는 국내 우량주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면서, 콜옵션(특정 가격에 살 권리)을 파는 ‘커버드콜’ 전략을 활용하는 상품이다. 단순히 지수를 따라가는 패시브형 ETF가 아니라, 하락장에서 옵션 매도 비율을 높여 탄력적으로 수익을 추구하는 구조다. 주가가 오를 때는 상승 폭이 제한될 수 있지만 반대로 떨어질 때는 낙폭을 줄여 수익률 방어에 유리하다. 더구나 매달 배당금을 지급해 꾸준한 현금 흐름을 창출한다는 점도 매력 요소로 꼽힌다.
◇ MMF에도 240조원 넘게 자금 몰려
이 같은 흐름은 ETF뿐 아니라 머니마켓펀드(MMF)에도 나타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3일 기준 국내 MMF 설정액은 약 247조원을 기록했다. 이란전쟁이 터지기 전인 지난달 27일 231조원이었는데, 전쟁이 길어지고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자금 유입이 급증했다. MMF는 국고채·기업어음(CP)·양도성예금증서(CD) 등 만기 1년 이하의 단기금융상품에 투자하는 공모형 펀드다. 예금보다는 약간 높은 이자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고, 수시 입출금이 가능하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흐름을 불확실한 시장 분위기에 완전한 현금 보유 대신, 안전 수익형 투자처 자금이 이동한 결과라고 설명한다. 이원 부국증권 연구원은 “최근 증시 주변 자금은 주식시장을 이탈할 경우 채권으로 이동하기보다 MMF 등 초단기 안전자산으로 유입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이란의 보복 공격이 강화될 경우 환율 급등 가능성도 있어 적극적인 리스크 관리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