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김성규

증권업계가 준비해온 국내시장복귀계좌(RIA)가 오는 23일 처음 출시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RIA는 정부가 환율 안정을 위해 해외 주식을 매도한 자금을 원화로 환전해 1년 간 투자하는 경우 양도소득세를 최대 100% 공제해주는 제도다. 최근 관련 가이드라인과 상품 분류안이 증권사에 공유되면서 사실상 출시 일정이 확정 수순에 들어갔다는 평가가 나온다.

◇23일 첫 상품 출시 유력

18일 복수의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금융투자협회는 최근 증권사들에 RIA 출시 일정과 관련 세부 가이드라인을 담은 안내문을 전달했다.

본지가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협회는 “RIA 출시일이 3월 23일로 확정됐다”며 투자가능 상품군과 세제 적용 기준, Q&A 등을 포함한 안내문을 공유했다.

안내문에 따르면 RIA 계좌 과세 특례는 2026년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결제된 거래를 기준으로 1년 한시로 도입될 예정이다. 특히 국내 상장주식 범위에서는 주식예탁증서(DR)가 최종 제외된 것으로 확인됐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사실상 출시 준비가 마무리 단계에 들어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당초 예정됐던 일정보다 늦어진 만큼 증권사들이 사전에 준비를 마친 뒤 출시 첫날부터 속도감 있게 상품을 선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이미 판매사 대상 안내문과 세부 가이드라인까지 내려온 상황이라 내부적으로는 출시일이 확정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했다.

◇이란발 고환율에 출시 속도감 기대

최종 변수는 국회 일정이다. 관련 법안이 예정대로 처리될 경우 계획된 일정에 맞춰 출시가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앞서 17일 국회 재정경제위원회는 여야 합의로 국내시장 복귀계좌(RIA) 과세 특례 도입 등을 담은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등 환율 안정 3법을 의결했다. 해당 법안은 이르면 19일 국회 본회의에 상정될 예정이다.

특히 최근 다시 환율이 1500선을 넘어서는 등 고환율 장세에 대응하려는 당국의 방침에 따라 속도감 있게 진행될 예정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전날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1493.6원에 주간 거래를 마쳤다. 지난 16일에는 유가 상승 여파로 장중 1500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미국과 이란 간 군사 충돌 여파로 환율이 상승한 상황에서 19일 법안 통과를 전제로 23일 RIA 출시 관련 방침을 전달한 것”이라고 했다.

◇RIA 어떻게 활용하면 되나

업계에서는 RIA에 가입이 본격화될 경우, 서학개미 자금의 국내 복귀 또한 속도감있게 이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16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달 국내 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순매수 금액은 1억7692만달러로 집계됐다. 지난해 10월 6억8550만달러로 정점을 찍은 이후 감소세가 이어지는 모습이다. 특히 정부가 외환 안정 세제 지원 방안을 발표한 지난해 12월 순매수 금액이 1억8738만달러로 크게 줄어들었던 것을 고려하면, 이번 계좌 출시 또한 상당한 효과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RIA를 활용해 세제 혜택을 받으려면 23일 이후 RIA 계좌를 개설하고, 해당 계좌 내에서 해외 주식을 매도한 후 그 자금으로 국내 주식 등을 매수해 1년 이상 유지해야 한다. 법 시행 이전 매도분에 대한 소급 적용은 인정되지 않으며, 지난해 12월 23일 이전에 보유한 해외 주식에 한해 적용된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세제 혜택 또한 매도 시점에 따라 차등 적용된다. 올해 5월 31일까지 매도할 경우 양도소득세 100%가 공제되며, 7월 31일까지는 80%, 연말까지는 50%가 감면된다. 당초 법안은 이달 말까지 매도 시 100% 공제를 적용하는 내용이었으나, 법안 처리 지연으로 공제 기간이 두 달가량 늦춰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