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후 가장 중요한 질문은 ‘얼마를 벌었느냐’가 아니라 ‘어떤 순서로 인출하느냐’입니다.”

지난 12일 유튜브 ‘은퇴스쿨’에 출연한 여경진<사진> 미래에셋자산운용 팀장은 “인출 전략을 잘 짜면 같은 자산으로도 더 오래 쓸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여 팀장은 은퇴 이후 자산 인출 순서를 크게 세 단계로 설명했다. 첫째는 일반 금융 계좌다. 예·적금이나 주식 계좌처럼 이미 세금을 낸 돈이다. 둘째는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다. 마지막이 연금 계좌(IRP·연금저축)다. 이 순서를 지켜야 하는 이유는 세금 때문이다. 연금 계좌에서 받는 연금소득세는 나이가 많아질수록 낮아진다.

예를 들어 연금소득세율은 70세 미만은 5.5%, 70~80세는 4.4%, 80세 이상은 3.3%로 떨어진다. 여 팀장은 “연간 1500만원을 연금으로 받는다고 가정하면 세율 차이만으로도 매년 약 16만5000원, 10년이면 165만원 차이가 난다”며 “같은 돈이라도 인출 시점을 늦추면 세금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일반 금융 계좌에서 발생하는 이자·배당 소득이 연 2000만원을 넘으면 건강보험료가 오를 수 있다. 반면 사적 연금은 현재 건강보험료 부과 대상이 아니다. 그는 “건보료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일반 금융 자산을 먼저 소진하고 연금 자산을 최대한 뒤로 미루는 전략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연금 계좌 안에서도 돈이 빠져나가는 순서는 법으로 정해져 있다. 1순위는 세액공제를 받지 않은 원금이다. 세금이 없다. 2순위는 퇴직금 원금이다. 연금 형태로 받으면 퇴직소득세를 최대 50%까지 감면받는다. 3순위는 세액공제를 받은 원금과 투자 수익이다. 이 경우 연금소득세(3.3~5.5%)가 붙는다. 여 팀장은 “이 순서를 이해해야 지금 내가 인출하는 돈이 세금이 있는 돈인지 없는 돈인지 판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금 인출에서 가장 중요한 숫자는 1500만원이다. 세액공제를 받은 금액과 투자 수익을 합쳐 연간 1500만원을 초과해 인출하면 초과분에 16.5% 세금이 부과될 수 있다. 다만 퇴직금 원금은 이 계산에 포함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