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의 주가가 표시되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과 이란 간 군사 충돌 여파로 글로벌 금융시장이 크게 흔들리면서 국내 증시도 롤러코스터 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그동안 증시 상승을 이끌던 시가총액 1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최근 조정 국면에 들어서며 수백만 명에 달하는 개인 투자자들의 불안 역시 커지고 있다. 다만 시장에서는 향후 메모리 가격 상승과 AI 반도체 수요 확대가 본격화될 경우 국내 반도체 대형주의 상승 흐름이 다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유가 급등에 흔들린 반도체 ‘투톱’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한 주(3월 9~15일) 동안 삼성전자 주가는 2.5% 하락했고, SK하이닉스 역시 1.5% 떨어졌다. 지난달 말 ‘100만 닉스’, ‘21만 전자’를 넘어섰던 두 대형주는 고점과 대비해서 최근 각각 15.8%, 17.2% 하락했다.

시장에서는 미국과 이란 간 군사 충돌로 인한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지면서 글로벌 증시 전반의 변동성이 확대됐고, 반도체 대형주 역시 단기 조정을 피하지 못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최근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서며 투자 심리를 약화시킨 것으로 보고 있다.

◇400만 개미들 불안 확산

특히 개인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국내 삼성전자 개인 투자자는 약 420만명, SK하이닉스 개인 투자자는 약 50만명 수준으로 추산된다.

15일 NH투자증권 데이터에 따르면 삼성전자 투자자 가운데 손실 상태인 비중은 약 21%로 나타났다. SK하이닉스의 경우 손실 투자자 비율이 27%에 달한다. SK하이닉스의 손실 투자자 비중은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11.6% 수준이었지만 최근 주가 조정으로 크게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온라인 투자자 커뮤니티에서도 불안 섞인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외국인은 팔고 나가는데 개인만 고점에 물린 것 아니냐”, “대폭락이 시작되는 것 아니냐” 등 우려 섞인 글들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증권가 “실적 기반 상승 여력 여전히 충분”

다만 증권가에서는 국내 반도체 대형주의 장기 전망에 대해서는 여전히 긍정적인 시각이 우세하다. 단기 변동성은 커졌지만, 실적 기반의 상승 여력은 여전히 남아 있다는 평가다.

KB증권은 최근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기존 24만원에서 32만원으로 상향 조정했고, SK하이닉스는 기존 140만원에서 170만원으로 올렸다. 강다현 KB증권 연구원은 “현재 D램과 낸드플래시 수요는 빠르게 증가하는 반면 공급 확대는 내년까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메모리 가격 상승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나증권 역시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25만원에서 30만원으로 상향했다.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일반 D램 중심의 가격 상승으로 실적 상향 폭이 크게 나타나고 있고, 고대역폭메모리(HBM) 경쟁력도 입증되고 있다”며 “삼성전자가 저평가 받을 이유가 점차 사라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 역시 메모리 반도체 업황 개선을 근거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목표주가를 각각 26만원, 135만원으로 제시했다. 골드만삭스는 “HBM과 범용 메모리 가격 상승에 따라 두 기업의 실적이 크게 개선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