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 계좌부터 깨는 것은 가장 나쁜 선택일 수 있습니다. 세금을 이미 낸 돈부터 쓰는 것이 기본입니다.”
12일 조선일보 경제부가 만드는 유튜브 채널 ‘조선일보 머니’의 ‘은퇴스쿨’에서는 최근 여경진 미래에셋자산운용 팀장이 ‘은퇴 후 연금 인출 전략’을 주제로 강연했다. 여 팀장은 “은퇴 후 가장 중요한 질문은 ‘얼마를 벌었느냐’가 아니라 ‘어떤 순서로 인출하느냐’”라며 “인출 전략을 잘 짜면 같은 자산으로도 더 오래 쓸 수 있다”고 말했다.
◇은퇴 후 돈 꺼내는 순서… “일반 계좌 → ISA → 연금”
여 팀장은 은퇴 이후 자산 인출 순서를 크게 세 단계로 설명했다. 첫 번째는 일반 금융 계좌다. 예·적금이나 주식 계좌처럼 이미 세금을 낸 돈이다. 두 번째는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다. 마지막이 연금 계좌(IRP·연금저축)다. 이 순서를 지켜야 하는 이유는 세금 때문이다. 연금 계좌에서 받는 연금소득세는 나이가 많아질수록 낮아진다.
예를 들어 연금소득세율은 70세 미만은 5.5%, 70~80세는 4.4%, 80세 이상 3.3%로 떨어진다. 여 팀장은 “연간 1500만원을 연금으로 받는다고 가정하면 세율 차이만으로도 매년 약 16만5000원, 10년이면 165만원 차이가 난다”며 “같은 돈이라도 인출 시점을 늦추면 세금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일반 금융계좌에서 발생하는 이자·배당 소득이 연 2000만원을 넘으면 건강보험료가 오를 수 있다. 반면 사적 연금은 현재 건강보험료 부과 대상이 아니다. 그는 “건보료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일반 금융자산을 먼저 소진하고 연금 자산을 최대한 뒤로 미루는 전략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연금 계좌 안에서도 돈이 빠져나가는 순서는 법으로 정해져 있다. 1순위는 세액공제를 받지 않은 원금이다. 세금이 없다. 2순위는 퇴직금 원금이다. 연금 형태로 받으면 퇴직소득세를 최대 50%까지 감면받는다. 3순위는 세액공제를 받은 원금과 투자 수익이다. 이 경우 연금소득세(3.3~5.5%)가 붙는다. 여 팀장은 “이 순서를 이해해야 지금 내가 인출하는 돈이 세금이 있는 돈인지 없는 돈인지 판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 1500만원’ 넘기면 세금 폭탄
연금 인출에서 가장 중요한 숫자는 1500만원이다. 세액공제를 받은 금액과 투자 수익을 합쳐 연간 1500만원을 초과해 인출하면 초과분에 16.5% 세금이 부과될 수 있다.
다만 퇴직금 원금은 이 계산에 포함되지 않는다. 예를 들어 연금에서 세액공제 받은 돈 1500만원을 찾고 퇴직금 500만원을 추가로 인출해도 세금 폭탄은 아니다. 퇴직금은 별도 과세 체계가 적용된다. 여 팀장은 “은퇴 초기에는 세액공제 받지 않은 원금과 퇴직금을 먼저 활용하고, 세액공제 금액과 투자 수익은 최대한 늦게 인출하는 것이 절세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ISA 계좌도 연금 전략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SA 만기 자금을 60일 이내 연금 계좌로 옮기면 이전 금액의 10%, 최대 300만원까지 추가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ISA 만기 자금 3000만원을 연금저축 계좌로 이전하면, 300만원은 추가 세액공제, 나머지 2700만원은 세액공제 받지 않은 원금으로 분류된다. 이 돈은 필요할 때 언제든 세금 없이 인출할 수 있다. 여 팀장은 “세액공제 혜택을 한 번 더 챙기면서도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여 팀장은 은퇴 이후 인출 전략의 예시도 제시했다. 60~65세는 ISA 만기 자금과 세액공제 받지 않은 원금으로 생활, 65~75세는 퇴직금 원금을 10년 이상 나눠 인출퇴직소득세 30~50% 감면, 75세 이후세액공제 받은 원금과 투자 수익 인출연금세율 3.3~4.4% 적용이다. 그는 “같은 연금 자산이라도 인출 전략을 세우면 세금을 줄이고 자산 수명을 늘릴 수 있다”고 말했다.
더 자세한 내용은 ‘조선일보 머니’ 은퇴스쿨 영상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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