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으로 한국 증시가 출렁이고 있다. 지난 3~4일 코스피는 18.4% 폭락했는데, 5일 9.63% 폭등했다 9일 또다시 6%가량 꼬꾸라졌다. ‘롤러코스터 장세’가 연출되는 가운데, 지수를 역으로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들은 지난 한 주 동안 15%를 웃도는 수익률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널뛰는 장 속 ‘공포’에 베팅한 투자자들은 안정적인 수익을 챙겼단 얘기다.

9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와 달러·원 환율,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선물 가격이 표시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333.00p(5.96%) 내린 5251.87, 코스닥은 52.39포인트(p)(4.54%) 하락한 1102.28,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일 오후 3시 30분 주간종가 대비 7.90원 오른 1492.90원을 기록했다./뉴스1

◇수익률 15% 웃도는 ‘곱버스’

지난 한 주 동안 주식 연동 ETF의 수익률 상위권은 모두 ’곱버스(2배 인버스)’가 차지했다. 곱버스는 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역으로 두 배 추종하는 상품이다.

10일 오전 ETF체크에 따르면 최근 주간 수익률 1위는 KIWOOM 200선물인버스2X로 수익률 15.9%를 기록했다. 이어 PLUS 200선물인버스2X(15.3%), RISE 200선물인버스2X(15.0%), TIGER 200선물인버스2X(13.9%), KODEX 200선물인버스2X(13.36%) 등 순이었다. 레버리지를 활용해 하락에 베팅한 곱버스들은 평균 15%의 수익률을 달성한 셈이다.

전체 ETF를 놓고 보면 KODEX WTI원유선물(H)과 TIGER 원유선물Enhanced(H)이 각각 43.43%, 38.68%의 수익률로 1~2위를 차지했다. 이란 전쟁으로 세계 원유 수송의 핵심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이 가로막히면서, 국제 유가가 4년 만에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하자 덩달아 큰 폭으로 올랐다.

최근 한 주 동안 증시 폭락 또는 유가 폭등과 같은 ‘공포’에 베팅한 ETF 투자자들의 투자 성과가 좋았던 것이다.

그래픽=조선디자인랩 이연주

◇널뛰는 증시에 ‘ETF 괴리율’도 커져

한편, 한국 증시가 폭락과 급반등을 반복하면서 ETF의 가격 왜곡을 뜻하는 ‘괴리율’도 커졌다는 분석이다. 괴리율은 ETF의 순자산 가치와 시장에서 거래되는 가격 간 차이를 뜻한다. ETF는 증권사 유동성 공급자(LP)가 이런 가격 차를 줄이기 위해 호가를 제시하는 구조로 운영되는데, 지수의 등락 폭이 커지면서 LP의 가격 조정 속도가 시장 변동을 따라가지 못한 탓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난 9일까지 괴리율 초과 공시는 총 252건으로 집계됐다. 여섯 거래일 만에 지난 2월 한 달 동안 발생한 괴리율 초과 공시(372건)의 약 68% 수준까지 늘었다.

국내 자산 ETF의 괴리율 공시는 1%를 초과하면 이뤄진다. 최근 증시 급락에 따라 기초 자산 가치의 하락을 ETF 시장 가격이 따라가지 못하면서 양(+)의 괴리율 공시가 많았다. 실제 가치보다 비싼 값에 샀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레버리지 ETF 단기 투자로 접근해야”

국내 ETF 시장이 커지면서 레버리지나 가격 변동성이 큰 원자재 등을 추종하는 고위험 상품 투자를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자본시장연구원은 ‘ETF 시장의 개인 투자자’란 보고서에서 “레버리지 및 인버스 ETF가 등장한 이후, 개인 투자자 ETF 거래의 60~70%는 이들 ETF에서 발생하고 있다”며 “문제는 레버리지 및 인버스 ETF가 구조적으로 복잡하고 장기 투자 수단으로 부적합한 단기, 투기적 목적의 상품이라는 점”이라고 했다.

권민경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레버리지·인버스 상품은 음의 복리 효과가 두드러질 수 있다”며 “매매가 잦은 투자자라면 평가 손실과 거래 비용이 당초 예상보다 클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