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DC 정계에는 뚱뚱한 사람이 없다.”

“과거에는 금시계가 부의 상징이었다면, 오늘날에는 선명한 복근과 낮은 체지방률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경영·경제학계에서 회자되는 이 말은 국내에서도 잔인한 현실이 되고 있다. 과거 비만이 ‘풍요의 상징’이라면, 이제는 비만 치료제의 등장으로 ‘자산과 정보력의 부족’을 나타내는 지표가 됐기 때문이다.

27일 조선일보 경제부가 만드는 유튜브 ‘조선일보 머니’의 ‘머니가 만난 사람’에는 서울아산병원 내분비내과 전문의 출신인 비만 전문가 우창윤 WIM클리닉 대표원장이 출연했다. 2017년 의대 친구들과 함께 만든 구독자 142만명의 유튜브 ‘닥터프렌즈’로 유명한 그는 팬들에게 ‘아뇨 아뇨 선생님’으로 불린다. 그가 소셜미디어에 쓰는 글의 인기 덕분이다.

우창윤 원장

우창윤 : “친구들에게 과자나 케이크를 권하지 마세요. 대사적으로 좋지 않아요. 대신 차 한 잔 들고 함께 걷자고 해봅시다.”

댓글 : “제과 제빵으로 생계를 이어나가고 있지만 선생님 말씀 듣고 앞으로 케이크 진열장에 생수만 진열해 놓겠습니다.”

우창윤 : “아뇨, 아뇨 그러시지 마세요. 한 번씩 나가서 먹는 건 맛있죠. 먹고 또 걸으면 되니까요.”

우 원장은 이렇게 유튜브와 스레드 등 소셜미디어를 이용해 정보를 전달하는 건 “비만은 결국 생활 습관이 개선돼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공원 근처에 사는 것만으로도 대사 질환이나 비만 유병률이 낮다는 연구 결과가 나온다”며 “미국에서는 위고비나 마운자로의 처방률이 높은 지역에서 비만율이 더 감소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돈이 많으면 비만이 사라지는’ 시대라는 것이다. 미국 여론조사 기관 갤럽에 따르면, 미국의 비만율은 2022년 약 40%에 달하며 정점을 찍은 후, 지난해 37%로 떨어졌다.

비만 치료제를 대중에게 널리 알린 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였다. 스스로를 ‘오젬픽(Ozempic·위고비 쌍둥이약) 산타’라고 불렀던 그는 2024년 말에는 “마운자로로 약을 바꿨다. 부작용은 적고, 효과는 더 좋은 것 같다”고 해 ‘마운자로 유행’을 이끌기도 했다. 할리우드 스타들을 중심으로 불었던 비만 치료제 열풍이 실리콘밸리 경영진에게 퍼진 건 머스크 덕분이라는 말도 나왔다.

하지만 우 원장은 “위고비나 마운자로는 당뇨약 성분보다 2배 센 약으로 절대 남용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최근 국내 젊은 층을 중심으로 ‘뼈말라(뼈가 보일 정도로 마른 몸) 열풍’이 불면서 비만이 아닌 사람들이 위고비나 마운자로를 복용하는 사례들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현대인들은 대부분 배가 고파서 음식을 먹지 않아요. 심심해서, 혹은 우울하고 불안해서 먹는 확률이 높죠. 이걸 ‘쾌락적 식욕’ 혹은 ‘보상적 식욕’이라고 해요. 위고비와 마운자로는 이런 식욕을 낮춰주는 효과가 있어요. 그러나 비만 치료제를 남용하다 투석을 하거나 췌장이나 쓸개 등에 문제가 생기고, 담석·담낭염 등이 발생해 치료받는 경우도 많아요. 눈을 실명하는 부작용도 있고요. 단백질이나 지방에 대한 선호도도 낮아지고, 포만감 호르몬이나 뇌의 도파민에도 영향을 주기도 하고요.”

최근 개그맨 박나래와 유튜버 입짧은 햇님 등이 복용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화제가 됐던 ‘나비약’에 대해서는 “위고비나 마운자로 같은 비만 치료제와 기전이 완전히 다르다”고 했다.

“위고비 등은 몸에서 나오는 포만감 호르몬과 94% 일치해요. 그러다 보니 배부른 상태가 지속되고 먹을 생각도 잘 안 나요. 그런데 나비약은 뇌에 ‘굉장히 위험한 상태’라는 신호를 줘요. 교감신경을 항진시키는 거죠. 우리가 막 사자에게 쫓길 때 밥 먹고 싶다는 생각이 안 들잖아요. 그런 불안 상태를 만들어 예민하게 만드는 거예요. 그러다 보니 위고비 등은 포만감 지속 기간이 길고, 나비약은 그 효과가 떨어졌을 때 아주 강렬한 식욕이 올라와요. ‘먹방’이 주요 콘텐츠인 사람이라면 이 부분에서 위고비보다 나비약을 더 선호했을 수가 있어요. 불안이나 우울, 조울증 등이 있는 분은 그 상태가 안 좋아질 수도 있고요. 고혈압이나 심근경색, 뇌졸증도 위고비로 살을 빼면 줄어들지만, 나비약으로 살을 빼면 오히려 심해지는 경우도 많아요.”

더 자세한 이야기는 ‘조선일보 머니’ 영상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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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0-iTypN2fp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