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시대 개척을 19세기 미국 서부에 나타났던 골드 러시와 비교하면 알파벳(구글)·오라클·마이크로소프트는 금을 캐러 가는 기업, 그 옆에서 청바지와 곡괭이를 팔았던 회사들은 지금 칩을 파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같은 기업들입니다. 우리는 과잉 투자를 걱정하지만,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입장에서는 과잉 투자가 곧 자기들에 대한 수요이기 때문에 오히려 더 좋은 환경일 수도 있습니다. 최근 미국과 한국의 반도체 주가가 ‘디커플링(탈동조화·decoupling)’되는 이유입니다.”
24일 조선일보 경제부가 만드는 유튜브 ‘조선일보 머니’의 ‘이기자의 취재수첩’에는 30년 차 애널리스트인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이 출연했다. 김 센터장은 “물론 금을 캐러 간 사람들과 청바지를 파는 사람들의 운명이 완전히 분리될 수는 없다”면서도 “AI 인프라 투자를 집행하는 기업들에 대한 수익성 우려는 존재하지만, 그들이 투자를 중단하고 있다는 명확한 단서는 보이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가 (칩 판매로) 글로벌 정보통신(IT) 사이클을 선도하는 흐름은 시장의 합리적인 반응”이라고 말했다.
김 센터장은 “미국 내에서는 M7(대형 테크주 7개)이 쥐고 있던 헤게모니가 조금 바뀌고 있는 것 같다”고도 말했다. 최근 M7의 주가 상승률은 S&P500보다 낮고, S&P500은 중소형주 지수인 러셀2000지수보다 낮기 때문이다. 최근 엔비디아·마이크로소프트 등 M7의 주가는 주춤하지만, 다우존스 지수에 속한 월마트나 존슨앤존슨, 코카콜라 등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는 “무조건 기술주에서 경기 방어주나 전통 소비재·필수 소비재주로 갈아타야 한다기 보다 시장의 국면이 바뀌고 있다는 신호를 읽는 단계”라고 말했다.
김 센터장은 국내 증시에 대해 “코스피 7000 시대도 비현실적인 숫자는 아니다”라며 “아직 글로벌 주요국 증시 중 저평가된 축에 속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코스닥에 대해서는 2000~3000까지 갈 수 있다는 판단 근거가 부족하다고 했다. 최근 국민연금 등 연기금이 코스닥 투자를 늘린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하고, 코스닥 상장지수펀드(ETF)로 패시브 자금이 많이 몰린다는 분석이 나오긴 하지만 코스닥이 가지고 있는 자산은 ‘적정 가격’을 책정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저는 코스닥이 잘됐으면 좋겠어요. 코스닥은 코스피에 비해 상대적으로 개인 투자자 비율이 높은 시장이기 때문입니다. 정부가 원하는 혁신 성장, 생산적 금융이 발현될 수 있는 장도 코스닥입니다. 그러나 코스닥은 당장 이익이 나오기보다는 ‘꿈’에 노출된 종목입니다. 편차가 큽니다.”
김 센터장은 “코스닥의 종목 수가 너무 많은 것도 저평가 대상”이라고 말했다. 현재 코스닥의 종목 수는 1700~1800개다. 코스피의 2배 수준이다. 그런데 시가총액은 600~700조원대로 삼성전자 1개의 시가총액보다 적다. 미국 나스닥은 약 3000개, 대만 타이페이거래소(TPEx)는 약 800개, 영국의 대체투자시장(AIM)도 800개 내외다. 그는 “종목이 많아질수록 관리의 난이도는 높아지고 정보의 비대칭성은 커질 수밖에 없다”며 “그 안에서 불공정 행위나 부실 상장 문제도 반복돼 왔고, 그로 인해 시장 신뢰도 훼손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결국 코스닥 시장이 우상향하기 위해서는 질적 관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 차기 수장으로 지명된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에 대해 김 센터장은 “그가 매파(통화 긴축 선호)라는 해석에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그냥 보수주의자”라는 것이다. 그는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은 워시 전 연준 이사를 ‘정치적 인물’이라고 평가한 적이 있다”며 “만약 정치 권력이 원하는 대로 워시 전 이사가 금리를 급격히 낮춘다면 자산 시장이 꼭 좋지는 않을 것 같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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