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표 주가지수인 코스피가 5000선 돌파 한 달도 안돼 6000선에 근접하자, 증권가에서는 잇따라 목표 지수를 상향 조정하고 있다. 지난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2.31% 오른 5808.53에 마감했다. 전날 5600선을 뚫어낸 지 하루만에 또 한번 기록을 세운 것이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필두로 한 반도체 업황 개선과 이익 추정치 상향이 맞물리며 강세장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다만 AI발 경기 둔화 가능성을 경고하는 신중론 또한 제기되고 있다.
◇ 증권사들 “6000 넘어 7000도 가능”
국내 증권사들은 코스피 목표치를 잇따라 올리고 있다. 하나증권은 지난 20일 국내 증권사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인 연말 코스피 상단 7900을 제시했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업종의 주가수익비율(PER)을 고려할 때 이론적으로 현재 대비 74.8%의 주가 상승 여력이 있다”고 분석했다.
같은 날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코스피 상단을 기존 5650에서 7250으로 상향 조정했다. NH투자증권 또한 지난 5일 코스피 12개월 선행 기준 목표치를 7300으로 올리며, 증권가 전반에서 7000선 이상을 새로운 상단으로 제시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외국계 투자은행(IB)들도 낙관론에 가세했다. JP모건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코스피 강세장 시나리오를 가정해 지수 목표치를 7500으로 제시했고, 씨티그룹도 올해 코스피 목표치를 기존 5500에서 7000으로 상향 조정했다.
◇ 4000 시대는 갔다...코스피 하단도 높아져
코스피 상단 뿐 아니라 하단 역시 높아지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20일 코스피 예상 범위 하단을 4900으로 제시했다. 유안타증권과 대신증권 또한 코스피 지지선을 5000으로 설정했다.
김용구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순이익을 현 추정치 대비 20% 상향 조정하고 P/E 12.9배 멀티플 리레이팅의 베스트 시나리오를 가정할 경우 코스피 지수 상단이 7100포인트까지 오를 수 있다”며 “글로벌 매크로와 반도체 업황의 와해적 상황 변화가 뒤따르는 게 아니라면 이제 코스피 4000포인트 시대는 역사의 뒤안길로 퇴장했다고 봐도 무방하다”고 했다.
◇ “AI가 오히려 리스크 될 수도” 신중론도
다만 일각에서는 과도한 낙관론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인공지능(AI) 투자 확대가 단기적으로는 시장을 자극하지만, 장기적으로는 고용과 소비 위축을 초래해 경기 불안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다.
DB증권은 19일 코스피 전망치를 기존 4500~5500에서 4300~5700으로 조정했다. 강현기 DB증권 연구원은 “AI 시설 투자가 늘수록 고용이 악화되고 소비가 줄어 경기 불안이 커질 수 있다”며 “그 경우 회사채 발행이 위축되고, AI 투자 역시 둔화될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