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들어 코스피 변동성이 극심해지고 있다. 지난 2일 코스피는 하루 만에 5.3% 급락하더니 다음 날엔 6.8% 급등했다. 이후에도 5일 3.86% 하락, 9일 4.10% 급등이 반복됐고, 12일에도 3.1% 급등했다. 이런 널뛰기 속에 날짜별 등락이 얼마나 들쭉날쭉한지를 보여주는 ‘일간 변동성’이 코로나19 팬데믹 충격이 컸던 2020년 이후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일별 급등락뿐 아니라 장중 출렁임도 커졌다. 2일에는 장중 저가(4933.58)와 고가(5196.71)의 차이가 263.13포인트에 달했다. 하루 중 고점과 저점의 변동폭을 의미하는 ‘일중 변동성’도 코로나 이후 최고 수준이다. ‘일별 널뛰기’와 ‘장중 출렁임’이 동시에 커진 셈이다.
◇코스피 널뛰기에 ‘일간 변동성’ 급등…일별 등락의 흔들림 3%대 후반
일간 변동성은 매 거래일 등락률을 모아 변동폭을 측정한 값이다. 날짜별 등락이 일정하면 낮고, 급등락이 반복될수록 높아진다. 2월 들어 11일까지 8거래일 코스피의 일간 변동성은 3.97%로 집계됐다. 지난달(0.99%)과 비교하면 한 달도 안 돼 4배가량 커졌다. 코로나 충격이 정점이었던 2020년 3월(4.21%) 이후로는 가장 높은 월간 수치(월중 누적 기준)다.
최근 변동성 확대는 미국 빅테크를 둘러싼 ‘인공지능(AI) 거품론’이 부각될 때마다 외국인이 매도하고, 개인이 저가 매수에 나서는 흐름과 맞물려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 두 종목에 코스피 시가총액의 40%가량이 쏠린 상황에서, AI 관련 불안이 커질 때 반도체 대형주가 먼저 흔들리고 지수도 과민 반응하기 쉽다고 본다. 실제 외국인은 이달 들어 11일까지 SK하이닉스를 5조2055억원, 삼성전자를 3조7032억원어치 순매도했다. 반면 개인은 지수가 급락한 날 대규모 순매수로 맞서고, 반등 구간에서는 차익 실현으로 돌아서는 ‘사자→팔자’ 전환이 반복되고 있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주가가 신고가·신저가를 갈아치우는 구간에서는 평소보다 큰 폭의 움직임이 나타나기 쉽다”며 “최근 코스피가 급등하면서 차익을 실현하려는 투자자와 늦게라도 시장에 뛰어들려는 투자자가 섞이면서 변동성이 커진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장중 변동폭도 커졌다…선물 수급 ‘뒤집기’에 고저 폭 확대
하루 안에서의 출렁임도 뚜렷하다. 일중 변동성은 당일 고가와 저가의 차이를 고가·저가 평균으로 나눈 값으로, 장중 변동 폭이 얼마나 벌어졌는지 보여준다. 2월 2~11일 코스피의 일중 변동성(일중변동률) 평균은 2.94%로 나타났다. 1월 평균(2.06%)과 비교하면 장중 고저 폭이 크게 넓어진 셈이다. 일중 변동성 역시 코로나 충격이 컸던 2020년 3월(4.27%)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최근에는 코스피200 선물에서 외국인과 기관의 포지션이 짧은 기간에 크게 뒤집히는 날이 잦다”며 “선물 수급이 한쪽으로 쏠리면 프로그램 매매가 붙으면서 현물 지수도 장중에 빠르게 흔들릴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코스피200 선물 투자 주체별 순매수 데이터를 보면, 2월 2~6일 외국인은 3조5521억원을 순매도한 반면 기관은 4조2965억원을 순매수로 맞섰다. 그런데 2월 9~11일에는 외국인이 2조9028억원 순매수로 돌아섰고, 기관은 3조1657억원 순매도로 재차 방향이 뒤집혔다.
이달 들어 11일까지 8거래일 중 외국인 순매수·순매도 절댓값이 1조원을 넘은 날이 3일이나 됐다. 지난 1년(약 247거래일) 외국인 일평균 순매수·순매도 절댓값이 약 0.42조원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이달 들어 선물 수급 변화가 평소보다 훨씬 빠르게 진행되면서 코스피의 일중 변화도 심해졌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