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코스닥 밸류업 정책에 따른 부실기업 정리 방침을 공식화하며 주가가 1000원에 못 미치는 이른바 ‘동전주’에 대한 상장폐지 요건을 강화하겠다고 밝히자, 일부 동전주들이 오히려 상한가로 치솟는 이례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 상장폐지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는 우려와, 이를 피하기 위한 ‘주가 부양 기대’가 동시에 작용하면서 종목별 변동성이 극단적으로 커지는 모습이다.
◇ 호재 없이 상한가…코스닥 동전주 이상 급등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12일) 종가 기준 주당 1000원 이하 코스닥 종목 가운데 상한가를 기록한 곳은 에스코넥, 뉴인텍, 케이바이오, 소프트센 등 4개사다. 상승률을 10% 이상으로 넓히면 해당 종목 수는 10개 안팎으로 늘어난다. 이들 기업 상당수는 별다른 실적 개선이나 신규 수주 등 뚜렷한 호재 없이 급등했다. 시장에서는 상장폐지를 피하기 위해 주가를 끌어올리려는 움직임이 반영된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앞서 전날 금융위원회는 ‘상장폐지 개혁방안’을 통해 오는 7월부터 동전주 상장폐지 요건을 신설하고, 상장폐지 시가총액 기준을 올리는 등의 방침을 밝혔다. 이에 따라 올해 코스닥 전체 상장사(1821여개)의 12%에 해당하는 최대 220여개 기업이 상장 폐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지폐로 올려놔라”…동전주 주주들 불안 확산
당국 방침이 발표되자 개인 투자자들이 모인 온라인 종목 토론방에서는 불안과 분노가 교차하는 반응이 이어졌다. 일부 투자자들은 “이 주식도 7월에 상폐될 것 같다”, “얼른 지폐로 올려놔라”, “왜 내 돈을 휴지로 만드느냐”는 글들이 쏟아졌다.
일각에서는 “액면병합이라도 하라”는 주장도 다수 올라왔다. 액면병합을 하면 주식 수를 줄이는 대신 한 주당 가격을 그 비율만큼 높여 계산하기 때문에 주가가 기계적으로 올라간다. 다만 당국이 병합 이후에도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면 퇴출 대상에 포함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만큼, 단순 병합만으로는 상장폐지를 피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 “부실기업 정리 불가피…시장 체질 개선 필요”
전문가들은 소액주주 보호 장치 보완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장기적으로는 부실기업 정리가 코스닥 신뢰도 제고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특히 동전주는 개인 투자자 비중이 높은 종목이 많아 당국이 내놓는 메시지 하나하나에 주가 변동성이 커지며 손실을 떠안는 투자자가 늘어날 수 있어, 세심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한 증권사 고위 관계자는 “코스닥에는 1800개가 넘는 기업이 상장돼 있는데, 재무구조가 취약하거나 사업 지속 가능성이 낮은 일부 기업 때문에 우량 기업까지 저평가되는 측면이 있다”며 “상장 문턱을 높이고 부실을 정리하는 과정은 단기 충격은 있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시장 체질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