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케빈 워시를 차기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후보로 지명했다는 소식에 글로벌 증시가 크게 출렁이면서 전날 국내 증시도 급락했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대형주 주가가 동반 하락하자,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이제 고점에 도달한 것 아니냐”는 불안 심리가 확산되는 모습이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견조한 실적 흐름을 감안할 때 이번 급락은 장기 하락의 신호라기보다 단기 조정 국면일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지수 4% 넘게 급락…투자자 ‘패닉’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5.26% 하락한 4949.67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가 5000선 아래로 내려온 것은 5거래일 만이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도 일제히 급락했다. 시총 1위 삼성전자는 6.29% 하락했고, 2위 SK하이닉스는 8.69% 떨어졌다. 지난주 각각 16만원, 90만원을 웃돌던 주가는 이날 급락으로 삼성전자가 15만원대 초반, SK하이닉스는 80만원대 초반까지 밀렸다.
코스닥도 충격을 피하지 못했다. 이날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4.44% 하락한 1098.36으로 마감하며 1100선이 붕괴됐다. 온라인 종목토론방과 투자자 커뮤니티에는 “오늘이 사이클 꼭지 아니냐”, “역사적 고점에 물린 것 같다”는 우려 섞인 글들이 잇따랐다.
◇증권가 “과도한 공포…추세는 유지”
증권가는 이번 급락을 두고 과도한 공포 심리가 반영된 결과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삼성증권은 이날 ‘국내 긴급시황’ 보고서를 통해 “케빈 워시가 이끄는 연준의 통화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단기적으로 금융시장 변동성을 키울 수는 있으나 과도한 우려는 점차 완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한국 증시에 대해 “단기 조정 가능성은 있으나, 밸류에이션 측면에서는 여전히 안정적인 투자 대안”이라고 진단했다.
대신증권은 이날 코스피 목표치를 기존 5300에서 5800으로 상향 조정하기도 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현재 코스피는 실적과 정책이 주도하는 장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선행 EPS(주당순이익) 상승 국면이 지속되는 동안 지수의 추가 상승 여력은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 또한 “포모(FOMO·소외에 대한 두려움)성 자금 유입과 반도체 업종 중심의 이익 컨센서스 상향, 낮은 밸류에이션 부담 등을 감안하면 지수의 중기 상승 추세는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며 “미국발 불확실성으로 코스피와 코스닥이 속도 조절과 숨 고르기 국면에 들어갈 수는 있지만,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와 엔비디아 실적 발표를 지나면서 상승 탄력이 다시 살아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