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증시는 일부 대형주로 쏠림이 두드러졌다. 수익률 상위권에는 중소형 급등주도 섞였지만, 거래가 집중된 종목은 현대차·한미반도체·한화시스템·미래에셋증권 같은 대형주였다. 개인 투자자 매수도 일부 대형주에 몰리며 ‘집중’ 성격이 강했다. 증권가에선 4분기 실적 발표가 본격화되는 2월에는 1월에 많이 오른 업종에서 상대적으로 덜 오른 업종으로 매수 관심이 옮겨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대형주로 거래 몰린 1월
유가증권시장 1월 주가 상승률 상위 20개 종목을 보면, 미래에셋증권(83.08%), 현대차(68.63%), 한미반도체(65.62%), SK스퀘어(54.89%) 등 1월 말 기준 시가총액이 20조원을 넘는 종목이 4개 포함됐다. 상승률 상단에 대형주가 다수 포진한 것이다. 범위를 시총 10조원 이상으로 넓히면 한화시스템(73.16%), 키움증권(53.2%), 한국항공우주(47.12%), 현대건설(46.36%)까지 더해 8개로 늘어난다.
직전 달과 비교하면 대형주 비율이 확연히 높아졌다. 작년 12월 유가증권시장 상승률 상위 20개 종목에는 시가총액 20조원 이상 종목이 하나도 없었고, 10조원 이상 종목도 삼성에피스홀딩스(73.19%), 현대오토에버(64.36%) 등 2개에 그쳤다. 12월에는 상승률 상위 종목의 ‘덩치’가 상대적으로 작았던 반면, 1월에는 시총이 큰 종목들이 상단에 다수 들어오며 흐름이 달라졌다는 의미다.
개인 매수도 ‘쏠림’이 강해졌다는 점이 특징이다. 1월 개인 순매수(매수가 매도보다 많은 것) 1위는 현대차로 4조7933억원어치를 사들였고, 2위는 삼성전자로 2조667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상위 10개 종목 순매수액(10조7566억원) 가운데 약 70%가 현대차·삼성전자 두 종목에 집중된 셈이다. 반면 작년 12월 개인 순매수 상위 종목은 1위 한화오션(3346억원), 2위 삼성SDI(2094억원) 등에 이어 삼성에피스홀딩스(2040억원), 두산에너빌리티(1986억원) 등 상위 10종목 순매수액이 상대적으로 고르게 퍼져 있었다.
◇실적 발표 집중되는 2월
증권가가 2월 시장의 변수를 꼽을 때 공통으로 드는 것은 4분기 실적이다. 1월까지는 기대감이 주가를 밀어 올린 측면이 컸다면, 2월에는 기업들이 실제로 얼마나 벌었는지가 공개되면서 업종·종목별로 반응이 갈릴 수 있다는 전망이다. 기대감이 먼저 반영된 종목은 실적 확인 과정에서 속도가 느려질 수 있고, 상대적으로 덜 오른 업종은 실적이 확인되는 시점에 매수세가 붙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결과적으로 같은 지수 흐름 속에서도 업종별 체감 온도 차가 커질 수 있다는 얘기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실적 시즌이 본격화되면 시장이 기대와 실제 실적을 다시 맞춰보는 과정이 빨라질 수 있다”며 “실적 대비 주가가 덜 움직인 업종으로 관심이 옮겨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호텔·레저, 필수소비재, 소매·유통, 에너지 등을 ‘덜 오른 업종’ 후보로 제시했다. 반면 반도체처럼 1월을 주도한 업종은 실적 전망이 비교적 탄탄한 편이어서, 단기 조정이 나타날 경우 매수세가 다시 유입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김용구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2월에는 설 연휴로 거래 공백이 생기면서 단기적으로 숨 고르기 흐름이 나타날 수 있다”며 “상승 속도가 조절되는 과정에서 업종별로 매수 대상이 옮겨 다니는 흐름이 나타날 수 있다”고 했다. 이 과정에서 시장이 흔들릴 때 외국인 자금이 위험을 줄이려는 거래를 늘리면서 매물이 커질 수 있다는 점도 변수로 언급했다. 즉 실적 발표와 함께 수급 변화가 겹치면, 업종별로 오르내림의 차이가 더 커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반면 1월 상승세를 탔던 반도체 등이 2월에도 주도 흐름을 이어갈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1월처럼 ‘매끄러운 상승’만을 전제로 한 추격 매수에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면서도 “과열 신호가 있다고 곧바로 하락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반도체와 증권주에 대한 비중 확대를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