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커뮤니티 캡처

코스닥지수가 4년여 만에 1000포인트를 넘어선 26일, 인터넷 커뮤니티에선 “시총 보니 어질어질하다”는 글이 화제가 됐다. 작성자는 “코스닥 4위 레인보우로보틱스 회사 전경”이라며 본사 사진을 올리고 “레인보우로보틱스 시총 14조(PER 7000배), LG전자 시총 16조”라고 적었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26일 종가 기준 시가총액 13조1725억원으로 코스닥 시총 5위 종목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 종목의 PER(주가수익비율)은 6172배(2024년 사업보고서 기준)에 달한다. PER은 주가가 1년 순이익(주당순이익)의 몇 배로 거래되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로, 단순히 말하면 현재 이익 수준이 그대로 유지된다는 가정 아래 투자 원금을 회수하는 데 걸리는 기간을 뜻한다. PER이 10배면 10년, 100배면 100년이다. 이 논리대로라면 PER이 수천 배인 종목은 지금 이익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가격대다.

물론 당장 수익이 나지 않더라도 미래 수익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가가 오르는 경우가 있고, 코스닥 시장엔 이런 기대를 반영한 종목이 많다. 따라서 PER이 높다고 해서 곧바로 고평가로 단정할 수는 없다. 하지만 코스닥 시총 상위 10개 종목의 지표는 의문을 자아낸다. 시총 1위 알테오젠의 PER은 346배 수준이고, 시총 9위 리가켐바이오는 817배를 넘는다. 코스닥 시총 상위 10종목 중 7종목은 적자로 PER이 아예 집계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정부의 코스닥 부양 드라이브를 두고 우려를 제기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지난해 12월 정부는 ‘코스닥 신뢰제고 TF’를 통해 부실 상장사 200여 개사를 1년 내 퇴출하겠다는 방침을 내놨고, 연기금·퇴직연금이 참여하는 20조원 규모의 ‘코스닥 밸류업 펀드’ 조성도 추진하고 있다. 이달 들어서는 여당이 ‘코스닥 3000’을 다음 목표로 공식화하기도 했다.

이남우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은 “코스닥은 펀더멘털(기초체력)이 약하고 고평가된 주식이 많아 인위적 부양이 더 위험하다”며 “기업 지배구조·체질 개선 없이 수급 등 외부 힘으로 밸류에이션을 끌어올리면 이후 급락으로 이어지기 쉽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필요한 것은 억지 부양이 아니라 부실 기업의 빠른 퇴출과 체질 개선”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