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이 올해 말 국내 주식 목표 비중을 0.5%포인트 늘리기로 했다. 26일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기금위)는 정부서울청사에서 2026년도 제1차 회의를 열고 ‘국민연금기금 포트폴리오 개선방안’을 심의·의결했다고 밝혔다.
기금위는 최근 시장 상황과 기금 포트폴리오를 점검한 뒤, 기금 규모 확대에 따른 외환 조달 부담과 수요 우위의 외환시장 여건 등을 고려해 2026년 말 기준 목표 포트폴리오를 수정했다. 올해 말 국내 주식 목표 비중은 14.4%에서 14.9%로 0.5%포인트 올렸고, 해외 주식 목표 비중은 38.9%에서 37.2%로 1.7%포인트 내렸다. 국내 채권 목표 비중은 23.7%에서 24.9%로 1.2%포인트 높였으며, 해외 채권(8.0%)과 대체투자(15.0%)는 그대로 유지했다.
자산군별 투자 허용 범위는 일단 기존과 동일하게 유지된다. 국민연금은 전략적 자산배분(SAA) 기준비중에서 ±3%포인트, 전술적 자산배분(TAA)에서 ±2%포인트까지 운용상 조정을 허용해, 합산 ±5%포인트 범위에서 비중을 탄력적으로 운용할 수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주식은 목표 비중(14.9%)을 기준으로 허용 범위 상단까지 반영하면 최대 19.9%(14.9%+5%포인트)까지 담을 수 있다. 다만 기금위는 상반기 동안 시장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SAA 허용 범위 등을 재검토할 계획이다.
기금위는 또 리밸런싱(자산배분 조정)을 한시적으로 유예하기로 했다. 기준비중이 SAA 허용 범위를 벗어날 경우 통상 허용 범위 안으로 되돌리기 위해 매매가 이뤄지지만, 최근처럼 국내 주식과 외환시장이 단기간 크게 출렁이는 국면에선 기계적인 매매가 반복되며 시장에 과도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 기금위는 “현 리밸런싱 방식은 기금 규모가 약 713조원(2019년)일 때 규정된 것”이라며 “기금 규모가 2025년 11월 말 약 1438조원으로 2배 이상 커진 상황에서 동일한 기준을 적용하면 리밸런싱 규모도 2배 이상 확대돼 시장 영향이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해 말 국민연금 업무 보고에서 국내 주가 상승으로 국민연금의 주식 보유 한도가 초과했다는 점을 언급하며 “국민연금도 (국내 주식 배분 비중을) 고민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당시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도 국내 증시 수익률이 높아 목표 비중을 웃도는 상황을 거론하며, 신속한 대응을 위해 기금운용위원회를 열어 투자 지침을 변경하겠다고 밝혔다. 기금위 1차 회의는 통상 2~3월 전년도 결산 심의와 함께 열리지만, 올해는 포트폴리오 조정 필요성이 커지면서 1월에 회의가 열렸다. 1월에 기금위 1차 회의가 열린 것은 2021년 이후 5년 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