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 보유 주식 비중이 약 5년 9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하반기 반도체를 대거 사들인 데 이어, 올해 들어서는 이른바 ‘조·방·원’(조선·방산·원전) 업종으로 매수세가 옮겨간 영향으로 풀이된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유가증권시장 상장 종목 전체 시가총액은 3759조7225억원으로 이 가운데 외국인 보유액은 1398조348억원으로 나타났다. 외국인 보유액이 전체 시총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7.18%로 이는 2020년 4월 9일(37.34%)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외국인 보유 비중은 지난해 상반기 31~32% 수준에서 횡보하다가 9월부터 증가 흐름을 탔고, 10월 말 35%, 12월 말 36%를 넘어선 뒤 지난 7일 37%선을 돌파했다. 다만 이후 외국인 보유액이 계속 늘었음에도 전체 시가총액이 더 많이 증가하면서, 지난 23일 기준 외국인 보유율은 36.85%로 소폭 내려갔다.
외국인 매수가 집중되는 업종도 달라졌다. 외국인은 지난해 하반기에는 반도체를 중심으로 순매수를 키웠고, 올해 들어서는 조선·방산·원전 관련 대형주로 관심을 옮긴 모습이다.
실제 지난해 하반기(6월 2일~12월 30일) 거래대금 기준 외국인 순매수 상위 종목은 삼성전자(14조1209억원)와 삼성전자우(2조2532억원)였다. 이어 한국전력(9771억원), LG화학(9313억원), 이수페타시스(8116억원), 삼성전기(7211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반면 올해 첫 거래일인 지난 2일부터 23일까지 외국인 순매수 1위는 한화오션(9426억원)으로 집계됐다. 두산에너빌리티(8293억원), 네이버(5298억원), HD현대중공업(5197억원), 셀트리온(5139억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3851억원)도 순매수 상위권에 올랐다.
같은 기간 외국인 순매도 상위 종목에는 현대차(-3조2107억원), 삼성전자(-2조8433억원), SK하이닉스(-6232억원)가 이름을 올렸다.
시장에서는 조선·원전주의 경우 글로벌 수요 확대에 따른 대형 수주 기대감이, 방산주의 경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계기로 그린란드를 둘러싼 긴장감이 부각된 점이 매수 배경으로 거론된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올해 들어 외국인은 ‘전차(電車)’ 매도를 강화하고 조선·기계는 비중을 확대하는 모습을 보인다”며 “글로벌 지정학적 긴장감에 방산주도 주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