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년을 앞둔 50대 중반 직장인 송모씨는 퇴직금을 연금으로 받을지 고민 중이다. 1969년생인 송씨의 국민연금 수령 개시 연령은 만 65세다. 국민연금을 받기까지 거의 10년 가까이 남아 있어, 퇴직 이후 소득 공백을 어떻게 메울지가 가장 큰 걱정이다. 은퇴가 다가오며 연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그는 “지난해 말 연말정산에서 개인연금 세액공제 한도를 모두 채웠는데, 앞으로 이 연금을 어떻게 운용해야 할지도 고민”이라고 말했다.

◇노후 소득의 기반, 국민연금

지난해 국민연금 월 수령액이 318만원에 달하는 수급자가 처음 등장했다. 1988년 제도 도입 이후 37년 만의 일이다.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2024년 8월 기준 월 300만원 이상을 수령하는 가입자는 16명이다. 전체 노령연금 평균 수령액이 약 68만원임을 감안하면 국민연금이 노후 소득의 핵심 축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국민연금을 많이 받는 비결은 명확하다. 가입 기간을 최대한 길게 유지하고, 수령 시점을 늦추는 것이다. 제도 초기에는 소득 대체율이 70%로 비교적 높았던 만큼 장기간 가입한 가입자일수록 구조적으로 더 많은 연금을 받을 수 있는 구조다.

연기 연금 제도를 활용하면 연금액은 더욱 늘어난다. 국민연금은 수령 개시 연령이 되더라도 최대 5년까지 연금을 받는 시점을 미룰 수 있으며, 1년 연기할 때마다 연금액이 7.2%씩 늘어난다. 이를 5년 모두 적용하면 연금액은 기존보다 최대 36%까지 증가한다.

보험료 납부 공백이 있었다고 해서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실직이나 사업 중단 등으로 보험료를 내지 못한 기간이 있다면 ‘추가 납부 제도’를 통해 이를 보완할 수 있다. 과거 납부하지 못한 보험료를 사후에 납부하면 가입 기간이 늘어나고, 이는 그대로 향후 연금 수령액 증가로 이어진다.

◇올해부터 부담은 늘고 보장은 강화

국민연금은 올해부터 구조적인 변화를 맞는다. 보험료율이 기존 9%에서 매년 0.5%포인트씩 단계적으로 인상돼 최종적으로 13%까지 오르게 된다. 이에 따라 올해 1월 급여부터 인상된 보험료율이 적용된다. 직장 가입자의 경우 인상되는 보험료의 절반은 회사가, 절반은 본인이 부담한다. 반면 지역 가입자는 인상분을 전액 본인이 부담해야 하는 만큼 고정 지출 증가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

보험료 부담이 커지는 대신 연금의 보장 수준도 함께 높아진다. 국민연금의 소득대체율은 기존 41.5%에서 올해부터 43%로 상향됐다. 소득대체율은 생애 평균 소득 대비 노후에 받는 연금액의 비율을 뜻한다. 이 수치가 높아질수록 실제 연금 수령액도 증가한다.

이와 함께 국민연금을 내지 않는 기간, 즉 납부 공백을 보완해주는 ‘크레디트 제도’도 확대됐다. 먼저 출산 크레디트는 기존엔 둘째 자녀부터 적용됐지만, 올해부터는 첫째 자녀부터 인정된다. 출산 기간 중 12개월을 연금 가입 기간으로 인정해주는 제도로, 향후 연금 수급 요건과 수령액 모두에 영향을 미친다. 기존에는 최대 50개월까지만 인정됐는데 올해부터는 상한도 폐지됐다.

군 복무 크레디트 역시 확대된다. 지난해까지는 6개월만 연금 가입 기간으로 인정됐지만, 올해부터 최대 12개월까지 확대된다. 다만 이 제도는 2026년 이후 군 복무를 마친 경우부터 적용된다.

◇소득 공백 메우는 퇴직연금

퇴직연금은 개인의 선택에 따라 노후 소득의 크기가 크게 달라진다. 특히 올해부터는 퇴직 소득을 연금으로 수령할 때 수령 기간을 20년 초과로 설정하면 퇴직 소득세 감면율이 기존 40%에서 50%로 확대된다. 기존에는 연금 수령 기간이 10년까지 30%, 10년 초과 시 40%를 감면받을 수 있었다. 장기간 연금 수령을 선택할수록 세 부담이 더 줄어드는 구조다. 퇴직연금은 한 번에 써버릴 자금이 아니라, 노후 소득의 흐름을 이어주는 자산이라는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최근 5년간 퇴직연금 수익률을 보면 원리금 보장형은 2.49%, 실적 배당형은 4.77%로 약 두 배 가까운 차이를 보인다. ’100에서 나이를 뺀 만큼의 숫자만큼 위험 자산 비율을 유지하라’는 말이 있다. 젊을수록 실적 배당형 비율을 높이고 퇴직이 가까워질수록 이를 점차 줄이는 방식이 유용할 수 있다. 이러한 전략을 자동으로 구현한 상품이 TDF(타깃데이트펀드)다. TDF는 예상 은퇴 시점을 중심으로 주식 등 위험 자산 비율을 자동으로 조정한다. 퇴직연금은 실적 배당형 비율이 70%로 제한돼 있지만, TDF는 예외적으로 100% 실적 배당형 운용이 가능하다.

◇개인연금은 노후 설계의 마지막 퍼즐

개인연금을 연말정산용 세액공제 상품으로만 여기는 사람이 많지만, 은퇴 이후에는 개인연금이 노후 소득 구조의 완성도를 좌우하는 역할을 한다. 특히 건강보험료 부담에서 비교적 자유롭다는 점이 개인연금의 큰 장점이다.

은퇴 후 직장 가입자에서 지역 가입자로 전환되면, 건강보험료는 소득과 재산을 기준으로 산정된다. 국민연금과 공무원연금, 군인연금 등 공적연금은 건강보험료 부과 대상이지만, 개인연금은 수령하더라도 보험료 산정에서 제외된다. 같은 연금 소득이라도 국민연금만으로 받는 경우보다 국민연금과 개인연금을 나눠 받을 경우 건강보험료 부담이 상대적으로 줄어드는 구조다.

세제 혜택도 개인연금의 강점이다. 연금저축은 연간 600만원, 개인형 퇴직연금(IRP)은 추가로 300만원까지 납입액에 대해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 노후 준비와 절세를 동시에 노릴 수 있는 셈이다. 수익률 측면에서도 상품별 차이가 뚜렷하다. 2024년 말 기준 연금저축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7.6%로, 연금저축보험(2.6%)이나 연금저축신탁(5.6%)보다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