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주가가 연초부터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13일 현대차 주가는 10.6% 급등한 40만6000원에 마감, 사상 처음으로 40만원을 돌파했다. 올해 들어서만 37%가량 급등했다. 증권가에선 최근 주가 급등의 촉매로 ‘로봇’을 꼽는다. CES 2026에서 현대차그룹이 보스턴다이내믹스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를 전면에 내세우고, 로보틱스·자율 주행·스마트 팩토리 등을 묶은 ‘피지컬 AI(인공지능)’ 로드맵을 공개하면서다. 해외에서도 자동차·로봇·AI가 한데 묶이는 흐름이 뚜렷하다. 로이터는 중국 전기차 업체 샤오펑이 스스로를 ‘피지컬 AI 회사’로 규정하며 로보 택시·휴머노이드 로봇 양산 계획을 함께 내놨다고 전했다. 엔비디아 등도 로보틱스와 ‘피지컬 AI’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전통 완성차로 분류되던 현대차가 ‘로봇 모멘텀’을 갖춘 종목으로 재해석되며 목표 주가도 줄상향되는 흐름이다.
◇테슬라와의 공통 분모 ‘로봇’
완성차 업체가 로봇 산업으로 발을 넓히는 배경엔 ‘성장’이 있다. 송선재 하나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로봇 시장 규모는 장기적으로 자동차 산업의 2배를 형성할 것”이라면서 “자동차·부품 기업들이 생산 능력과 이미 구축된 생산 시설·밸류체인을 활용해 로봇 산업에서 기회를 잡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자동차 기업들이 원재료 수급·가공, 부품·시스템 제조, 원가·생산 관리 등에 강점이 있다는 것이다.
특히 현대차그룹은 보스턴다이내믹스를 축으로 로봇 포트폴리오를 강화해 왔다. CES 2026에서는 휴머노이드 아틀라스가 오프라인으로는 처음으로 공개됐다. 양승윤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로봇이 넘어지는 등 기술 리스크가 있음에도 아틀라스가 대중에 공개된다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의미”라며 “그만큼 기술이 안정화되고 상용화를 추구할 수 있는 수준에 도달했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테슬라는 자동차 회사이면서 동시에 로봇을 직접 만들겠다고 선언한 회사라는 점에서 현대차의 비교 대상으로 자주 언급된다. 테슬라는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를 내세워 공장 작업 등 반복 업무 수행을 장기 비전으로 제시해 왔고, 관련 인력도 늘리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현대차그룹 역시 자동차 공장이라는 대규모 생산 현장을 기반으로 로봇이 학습·검증되는 환경을 보유했다는 점에 주목한다. 최태용 DS투자증권 연구원은 “테슬라가 자동차 공장 데이터에 집중한다면 현대차그룹은 현대제철(고위험·고온), 현대글로비스(물류) 등 다양한 산업군의 실제 물리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다”면서 “데이터의 다양성 측면에서 구조적인 우위”라고 말했다.
◇현대차 목표 주가 줄상향
증권가에선 현대차 목표 주가를 잇따라 올리고 있다. 유진투자증권은 13일 현대차 목표 주가를 기존 35만원에서 60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는데, 이는 주요 증권사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재일 연구원은 “현대차는 2026년 CES에서 휴머노이드 로봇 ‘뉴 아틀라스’를 공개, 2028년 양산에 돌입해 생산 라인에 투입할 예정으로 차별화된 기술 리더십을 입증했다”며 “엔비디아와 협력 관계 강화로 엔비디아 생태계에 합류해 기술 개발 과정의 비용과 시간을 대폭 줄이고 선도 업체와의 기술 격차도 축소될 것”이라고 했다.
키움증권도 이날 현대차 목표 주가를 기존 34만원에서 45만원으로 올렸다. 이 회사 신윤철 연구원은 현대차그룹의 피지컬 AI 신사업을 로봇(로보틱스), 무인 택시(로보택시), 소프트웨어로 운영하는 공장(SDF)으로 정리하면서 “이 세 분야에서 사업이 어느 방향으로 갈지가 잡히기 시작했고, 함께할 파트너(협력사)도 구체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교보증권과 IBK투자증권도 최근 현대차 목표 주가를 각각 48만원, 43만원으로 올려 잡았다.
일각에선 신중론도 나온다. 대신증권은 현대차 목표 주가를 45만원으로 유지했다. 김귀연 연구원은 “최근 주가가 급등한 만큼 CES 모멘텀이 잦아들면 단기 차익 실현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올해 신차 출시와 실적을 감안하면 여전히 주가 수준이 부담스럽지 않다”며 “주가가 내려갈 때는 매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