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로고. /조선DB

정부가 지난 9일 ‘MSCI 선진국 지수 편입을 위한 외환·자본시장 종합 로드맵’을 공개하면서 한국의 MSCI 선진국(DM) 지수 편입 논의가 다시 속도를 내고 있다. MSCI 지수는 미국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이 산출하는 글로벌 주가지수로, 미국·유럽 등 글로벌 펀드가 투자 성과를 비교하는 벤치마크로 널리 활용된다. 정부는 MSCI 지수를 좇는 자금 규모가 16조5000억달러(2024년 6월 말 기준)로 추정되는 만큼, MSCI 선진국 지수 편입이 국내 자본시장의 구조적 체질 개선과 장기·안정적 수요 기반 마련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한국은 경제 발전 단계와 시장 규모·유동성 측면에서는 선진시장 기준을 충족하지만, 외환시장 자유화, 투자자 등록 및 계좌 개설 등 ‘시장 접근성’ 요건에서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아 현재 MSCI 신흥국(EM) 지수로 분류돼 있다.

2008년 MSCI 선진국 지수 관찰 대상국에 지정됐다가 2014년 해제된 뒤 재지정을 위한 노력을 이어왔지만, 이후엔 관찰 대상국에도 오르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이번 로드맵 추진으로 외국인 투자자의 시장 접근성을 개선해 국내 자본시장의 매력도를 높이고, 장기 성향의 외국인 자금 유입을 통해 주가와 자금 유출입 변동성을 완화하겠다고 밝혔다.

◇거버넌스포럼 “A+에 가까운 계획…실행의 열쇠는 신뢰·피드백”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12일 논평에서 정부의 로드맵에 대해 “A+에 가까운 완벽한 계획”이라고 평가하면서도, 성패는 실행력에 달렸다고 강조했다. 포럼은 성공의 열쇠로 추진력(이행 점검과 속도), 국내외 투자자 피드백의 지속 반영, 거버넌스 개혁 완성을 통한 국제사회의 ‘신뢰’ 확보를 제시했다.

포럼은 MSCI 편입이 지수 사업자 한 곳의 판단만으로 결정되는 게 아니라 국제 금융시장의 주요 플레이어들이 한국을 어떻게 인식하느냐가 핵심이라고 봤다. 이를 위해 거래소·금융 당국·감독 당국·법무부 등 주요 기관이 제공하는 영문 자료의 범위와 품질을 국제 투자자 관점에서 더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중시하는 의결권 행사 환경도 과제로 꼽았다. 주주총회 소집 통지 기간이 짧고 외국인 의결권 행사 시한이 촉박해 심도 있는 안건 검토가 어렵다는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일본처럼 해외 투자자 의견을 상시로 수렴하고 제도를 보완하는 ‘피드백 메커니즘’을 구축하자는 제언도 내놨다.

◇NH “순유입 6조 추정…유입 규모보다 ‘구조적 안정’ 효과가 더 커”

증권가에선 MSCI 선진국 지수 편입으로 당장 국내 주식시장에 MSCI 지수를 좇는 패시브 자금들이 대거 유입되기보다는, 자금 유출입이 안정되는 등 구조적 장점이 더 클 것이라고 예상했다. NH투자증권은 12일 보고서에서 MSCI 신흥국 지수에서 편출될 때 예상되는 유출액은 2720억달러, MSCI 선진국 지수로 편입될 때 예상되는 유입액은 2760억달러로 추정했다. 즉 40억달러(약 6조원)가 순유입될 것이라고 본 것이다. 김종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MSCI 신흥국 지수 편출에 따른 자금 유출과 MSCI 선진국 지수 편입에 따른 자금 유입이 비슷한 규모로 예상된다”면서 “다만 편입 시점에 한국의 시가총액 비중이 더 높아진다면 지수 내 비중이 커지면서 순유입 규모도 확대될 여지가 있다”고 했다.

김 연구원은 MSCI 선진국 지수 편입 이후의 구조적 효과에 더 주목했다. MSCI 선진국 지수에 편입되면 자금 유출입과 지수 변동성이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그는 “MSCI 신흥국 지수 추종 자금은 글로벌 위험회피 국면에서 한꺼번에 빠지는 패턴이 강하지만, MSCI 선진국 지수에 편입되면 자금 유출입이 안정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