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대비 원화 환율이 7거래일 연속 상승해 1450원대까지 다시 올라섰다. 달러 수급 쏠림이 지속되는 가운데 국내 개인 투자자의 미국 주식 순매수가 1~9일 19억4217만달러로 역대 최대를 기록하면서 환율 상승 압력을 키웠다는 분석이 나온다.
환율은 지난해 말 외환당국 개입과 수급 대책 발표 등의 영향으로 2025년 12월 28일 이후 3거래일 동안 53.8원(주간 거래 종가 기준) 급락했지만, 이후 7거래일 연속 오르며 1457.6원까지 상승했다. 연말 하락분을 절반 넘게 되돌린 셈이다. 7거래일 연속 상승은 미국의 상호관세 영향이 있었던 지난해 7월 1~9일 이후 가장 길다.
환율이 다시 오르는 배경으로는 구조적인 달러 수급 쏠림이 거론된다. 이낙원 NH농협은행 FX파생전문위원은 “최근 환율 상승 배경은 실수요 측면이 크다”면서 “개인의 해외주식 순매수 달러 수요와 수입기업의 결제 수요가 지속적으로 유입되고 있다”고 말했다.
11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1~9일 국내 개인 투자자의 미국 주식 순매수는 19억4217만달러(약 2조8535억원)로 집계됐다. 통계가 있는 2011년 이후 1월 1~9일 기준으로 최대치다. 지난해 같은 기간(13억5793만달러)보다 43% 늘었다.
개인의 미국 주식 매수 흐름은 지난해 가을부터 강해졌다가 12월 들어 잠시 주춤했지만, 새해 들어 다시 확대되는 분위기다. 개인의 미국 주식 순매수는 지난해 9월 31억8421만달러에서 10월 68억5500만달러로 급증해 월간 기준 최대치를 기록했고, 11월에도 59억3442만달러에 달했다. 반면 12월에는 양도소득세 절세와 차익 실현 매도 수요 등의 영향으로 18억7385만달러로 줄었다.
시장에서는 구조적 요인이 완화되지 않는 한 고환율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하나은행 서정훈 수석연구위원은 “원화 체질이 근본적으로 강해지기까지는 시간이 걸리는 만큼, 그동안 당국이 경계 심리를 지속적으로 조성하면서 1450원대 안팎에서 환율 수준을 지지해주는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