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가 만든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 2세대 모델. /테슬라

서울에 거주하는 직장인 이모(29)씨는 “연말 성과급의 절반을 테슬라에 투자했다”며 “이제 테슬라는 전기차 기업을 넘어 로봇 시장을 이끌 대장주라고 판단해 길게 가져가려 한다”고 했다.

연초 들어 국내 투자자들 사이에서 테슬라로의 자금 복귀 움직임이 뚜렷해지고 있다. 전기차 판매 부진과 주가 조정에도 불구하고, 로봇·자율주행을 중심으로 한 ‘포스트 전기차’ 성장 기대가 다시 부각되는 모습이다.

◇ 서학개미 연초 순매수 1위 ‘테슬라’

9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연초 이후 국내 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순매수 1위는 테슬라로 집계됐다. 이 기간 국내 투자자들은 테슬라 주식을 2억8400만 달러어치 순매수했다.

2위 역시 테슬라 주가 상승률을 2배로 추종하는 레버리지 상품인 ‘DIREXION DAILY TSLA BULL 2X SHARES’가 차지했다. 테슬라 본주뿐 아니라 관련 레버리지 상품까지 순매수 상위권에 오르며 투자자 관심이 집중되는 모습이다.

앞서 지난달까지만 해도 테슬라는 월 전체 순매수 1800만달러가 채 안되며 미국 주식 순매수 50위권에도 들지 못했으나, 올해 들어 반등하고 있는 모습이다.

◇ 전기차 부진에도 “로봇 대장주” 기대

실적만 놓고 보면 테슬라를 둘러싼 환경은 녹록지 않다. 테슬라는 지난해 처음으로 글로벌 전기차 판매 1위 자리를 BYD에 내줬다. 지난 6일에는 지난해 전기차 판매량이 41만8000대로 시장 예상치(42만3000대)를 밑돌았다고 밝히기도 했다. 연초 이후 테슬라 주가는 3.1% 하락하며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개인 투자자들의 순매수는 테슬라를 단순 전기차 기업이 아닌 ‘로봇 대장주’로 재평가하는 시각에 따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테슬라는 올해 1분기 자사의 옵티머스 휴머노이드 로봇 3세대의 공개와 양산을 예고했다. 로보택시 ‘사이버캡’ 양산도 올해 시작할 예정이다.

이에 더해 테슬라 주가가 지난달 중순 이후 고점 대비 약 10% 조정을 받으면서 투자자들 사이에서 저가 매수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 경쟁 격화 우려…주가 전망은 ‘극과 극’

향후 테슬라 주가를 둘러싼 글로벌 증권가 전망은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옵티머스와 사이버캡을 통해 로봇 대장주 입지를 굳힐 수 있다는 낙관론과, 로보택시 시장 경쟁 심화로 주가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신중론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올해 테슬라 목표주가를 제시한 10곳의 전망치는 25.28달러에서 600달러까지 큰 차이를 보였다. 댄 아이브스 웨드부시증권 분석가는 지난 6일 “테슬라가 자율주행과 로봇 양산을 본격적으로 확대할 경우 성장 잠재력이 크다”며 연말 시가총액이 3조 달러에 이를 수 있다고 평가했다. 반면 조지 노블 전 피델리티 펀드매니저는 “옵티머스에 휴머노이드 로봇의 가치를 후하게 반영하더라도 종합적으로 보면 테슬라의 적정 가치는 주당 80달러 수준”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