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경기도 성남시 에셋플러스자산운용 본사에서 고태훈 에셋플러스 ETF 본부장이 본지와 인터뷰하고 있다. /에셋플러스 제공

“S&P500의 올해 EPS 성장률 전망치가 대략 13~15% 정도 됩니다. 작년에 17% 올랐는데, 올해도 밸류에이션이 오르지 않아도 EPS 성장만으로 10~15% 정도는 충분히 오를 수 있는 환경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6일 경기도 성남시 판교 에셋플러스자산운용 본사에서 만난 고태훈 ETF 본부장은 올해 역시 S&P500을 포함한 글로벌 증시의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고 진단했다. 고 본부장은 지난해 국내에서 S&P500 지수를 추종하는 액티브 상장지수펀드(ETF) 가운데 연초 이후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글로벌대장장이 ETF’를 총괄 운용했다. 지난해 S&P500 수익률이 17%에 그친 반면, 해당 ETF는 이를 두 배 웃도는 35%의 수익률을 올렸다. 본지는 고 본부장으로부터 올해 서학개미들이 주목해야 할 글로벌 증시 환경과 투자 포인트를 들어봤다.

―지난해 국내외 증시 상황을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국내와 글로벌 시장 모두 인공지능(AI)이 거의 모든 산업에 영향을 미치는 국면으로 접어들었다고 본다. 다만 빅테크라고 해서 모두 같은 성과를 낸 것은 아니었다. AI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기업 간 성과 차이가 뚜렷하게 나타난 한 해였다.”

―S&P500을 추종하면서도 지수 대비 두 배 수익을 낼 수 있었던 배경은

“시장이 한 방향으로 강하게 움직일 때는 패시브 ETF가 오히려 더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다. 하지만 지수 내 종목들이 동시에 움직이지 않는 환경에서는 종목 선택을 통해 차별화된 성과를 낼 수 있는 액티브 ETF가 유리하다. 2022년 말 챗GPT 등장 이후 약 2년간은 엔비디아를 중심으로 AI 관련 종목들이 거의 같은 흐름을 보였다. 그러나 지난해부터는 흐름에 변화가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해 엔비디아 비중을 줄이고, 자체 반도체 설계 역량을 갖춘 브로드컴과 B2C 영역에서 경쟁력을 갖춘 알파벳 등의 비중을 확대했다.”

-올해 글로벌 증시 상황은 어떨 것으로 보나. 예측하는 S&P500 상단은?

“S&P500은 지금 대비 약 15%의 상승 여력이 있다고 본다. 금리가 점진적으로 하향 안정화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유동성이 풀리고, 이에 따라 밸류에이션 레벨도 일부 상향 조정될 수 있다. 다만 올해 시장의 가장 큰 특징은 종목별 차별화가 매우 심해질 것이라는 점이다. 작년보다 더 빅테크 내부에서 승자와 패자가 뚜렷하게 갈릴 가능성이 크다. 지수는 10~15% 오르더라도 그 상승분을 이끄는 기업은 제한적일 수 있다.”

―올해 주목해야 할 섹터나 기업은 어디라고 보나

“인공지능은 이제 학습을 넘어 ‘추론’의 영역으로 진입했다. 이에 따라 메모리와 칩에 대한 수요는 최소 2026년 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에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미국 빅테크 가운데서는 지난해 말 자체 TPU를 본격화한 알파벳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다. 이와 함께 인공지능을 실제 사업에 적용해 성과를 내는 기업들에 대한 관심도 확대하고 있다. 테슬라는 피지컬 AI 영역에서 인공지능을 가장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기업 중 하나다. 헬스케어 분야 역시 주목하고 있다. 인공지능 도입으로 헬스케어 산업의 성장 속도가 크게 빨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혈액으로 암을 조기 진단하는 액체 생검 시장은 기존 통계 데이터 중심에서 인공지능을 접목하면서 진단 정확도가 크게 높아지고 있어 주목할 만하다.”

―섹터 쏠림 심화나 거품론 등 우려도 나온다.

“현 시점의 혁신은 대부분 인공지능에서 나오고 있기 때문에 자금이 완전히 다른 섹터로 이동하는 흐름이 나타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본다. AI 버블론에 대해서는 오히려 시장이 건강해졌다는 신호라고 생각한다. 데이터센터에 연간 1000조원 이상이 투자되고 있는데, 이 투자가 과연 지속 가능하냐는 질문이 시장 곳곳에서 제기되고 있다. 시장이 의심하고 있다는 뜻인데, 이런 의심이 존재하는 구간에서는 오히려 버블이 쉽게 형성되기 어렵다.”

―올해 서학개미들이 가장 눈여겨봐야 할 변화는

“올해 글로벌 시장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변화는 스페이스X 상장을 계기로 한 본격적인 우주 산업 시대의 개막이라고 생각한다. 스페이스X는 이르면 6~8월 상장이 거론되고 있는데, 단순한 기업공개(IPO)를 넘어 시장 전반에 미치는 파급력이 상당할 것으로 본다. 올해 매출은 150~160억 달러 수준이 예상되며, 이 가운데 절반 가까이가 현금으로 남는 구조다. 실제로 캐시를 만들어내는 기업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