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에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이 신년 들어 10%포인트 이상 상승하는 등 반도체주 급등현상이 이어지는 가운데, 글로벌 증시에서도 메모리 반도체를 둘러싼 ‘포모(FOMO·기회를 놓칠 수 있다는 두려움)’ 심리가 확산되고 있다. 특히 샌디스크, 마이크론 등 반도체 메모리 관련 종목들이 전날 하루 만에 두 자릿수 급등세를 기록하며 투자자들의 추격 매수가 본격화되는 모습이다.
◇젠슨 황 한 마디에 샌디스크 27% 급등
7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낸드플래시·SSD 업체 샌디스크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27.6% 급등했다. 같은 날 메모리 반도체 대표주인 마이크론테크놀로지 역시 10% 넘게 상승했고, 하드디스크 업체 씨게이트도 14% 가까이 급등하며 메모리 관련 종목 전반이 강세를 보였다.
이번 급등세의 직접적인 촉매로는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의 발언이 지목되고 있다. 황 CEO는 7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2026′ 기조연설에서 “스토리지는 그동안 존재하지 않았던 오늘날 완전히 미개척된 시장이며 앞으로 세계 최대의 시장이 될 것”이라며 “기본적으로 세계 AI의 작업 메모리를 저장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시장에서는 이 발언이 스토리지 전반에 대한 수요 폭증 가능성을 공식적으로 확인해 준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AI 연산 확산 과정에서 연산용 반도체뿐 아니라 데이터를 저장·처리하는 메모리와 스토리지의 전략적 가치가 재부각되면서, 샌디스크·마이크론·씨게이트 등 관련 종목으로 매수세가 한꺼번에 쏠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도체 포모 오는 개미들
반도체 기업들의 잇따른 급등에 국내외에서 개인 투자자들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 투자자들은 지난 이틀간 국내 대표 반도체 기업인 삼성전자 주식을 1조 4550억원 넘게 순매수(매수가 매도보다 많은 것)했다. 지난 일주일간 삼성전자 주가가 16% 급등하면서, 추가 상승을 놓칠 수 없다는 포모 심리가 개인 투자자들의 추격 매수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서학개미(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포모 심리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이날 서학개미들이 주로 활동하는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메모리 관련 종목을 추격 매수했다는 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한 투자자는 “오늘 샌디스크 포모 와서 매수했다. 패딩값만 벌고 나갈 생각”이라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그동안 지수 추종만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너무 바보가 된 것 같다” “포모가 오는 걸 보면 고점 아니냐” 등의 게시물도 다수 올라왔다.
◇메모리 반도체, 어디까지 가나
시장에서는 ‘반도체 수퍼사이클’에 따라 당분간 메모리 반도체주 위주의 훈풍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있다.
길 루리아 DA데이비슨 애널리스트는 “현재 우리는 메모리 사이클의 초기 단계에 있다”며 “인공지능 모델의 발전으로 메모리가 다음 개척지가 되었습니다. 칩, 설치, 서버, 데이터 센터에 훨씬 더 많은 메모리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했다. 이어 그는 “마이크론, SK하이닉스, 그리고 삼성의 메모리 사업 부문과 같은 회사들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