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의대 산부인과 전문의 출신으로 국내 1호 의사 출신 바이오 벤처캐피털리스트인 문여정 IMM인베스트먼트 전무가 서울 강남구 강남파이낸스센터 사무실에서 본지와의 인터뷰를 갖고 있다./장련성 기자

지난해 26년 만의 기록적인 상승장에서 최고의 주가 상승률을 기록한 스타 기업들은 바이오·헬스케어 섹터에서 쏟아졌다. 씨어스테크놀로지(2025년 주가 상승률 1201%), 올릭스(725%), 디앤디파마텍(683%), 큐리언트(627%), 에이비엘바이오(603%), 큐리옥스바이오시스템즈(550%), 온코닉테라퓨틱스(398%) 등이 주인공이다. 국내 2784개 상장 종목 중 주가 상승률 상위 20위에 이름을 올린 이들 7개 종목은 모두 코스닥 시장에 상장돼 있다.

지난해 코스피 상승률의 절반에 불과했던 코스닥 시장이 올해는 주인공이 될 거라 점치는 투자자가 상당하다. 코스닥을 이끄는 바이오주의 해가 될 것이란 전망도 그 어느 때보다 강하다.

하지만 바이오·헬스케어 분야에선 ‘좋은 종목’을 어떻게 골라야 하는지 유독 어려움을 호소하는 투자자가 많다. 글로벌 빅파마와의 제휴 소식에 샀지만, 주가가 이내 고꾸라진다든가, 누구나 인정하는 기술력 우수한 기업이라지만 주가는 유독 저평가된 기업도 많다.

연세대 의대 출신으로 국내 1호 의사 출신 벤처캐피털리스트이자 AI(인공지능) 진단기업 루닛을 발굴해 ‘루닛의 어머니’로 불리는 문여정 IMM인베스트먼트 전무에게 좋은 바이오 종목 감별법을 물었다. 문 전무는 이재명 정부가 최근 조성한 150조원 규모 ‘국민성장펀드’의 민간 자문위원 9명 중 1명으로 이름을 올렸다. 바이오·벤처 금융을 대표하는 전문가로는 그가 유일하다.

-전문 지식이 없는 일반 개인 투자자들에게 바이오주는 어렵다. 제2, 제3의 알테오젠은 어떻게 알아보나.

“일단 바이오 벤처를 4개 부문으로 세분화해 볼 줄 알아야 한다. 자체 혁신 신약이나 플랫폼을 만드는 회사다. 리가켐바이오, 에이비엘바이오, 오름테라퓨틱 같은 곳이다. 약물 전달 시스템(DDS)을 만드는 알테오젠 같은 곳이다. 먹는 걸 주사로, 주사를 패치로, 매일 맞는 주사를 일주일에 한 번 맞게 하는 기술 등도 포함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셀트리온 등 CDMO(위탁 개발 생산) 업체들이 세 번째다. 대기업들이 잘하는 영역이다. 보톡스·필러부터 화장품, 안티에이징 등 헬스케어를 포괄하는 넓은 영역의 기업들이 여기 속한다.

-요즘 비만약 덕분에 약물 전달 시스템 관련 기업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많은데.

“당뇨약이 비만약으로 바뀐 게 10년이 조금 넘었고, 매일 맞는 삭센다가 일주일에 한 번 맞는 위고비로 바뀐 것도 채 5년이 안 된다. 위고비로 바뀌면서 사람들의 반응이 크게 좋아져서 공급이 수요를 못 따라가는 상황이 됐다. 지금은 효과가 길게는 6개월 지속하는 제형을 만들기 위한 싸움이 한창이다. 최근에는 먹는 비만약도 승인됐다. 이 과정에서 노보 노디스크와 일라이 릴리가 국내사들을 포함해 전 세계 제약사들과 물질이전계약(MTA)을 맺고 있다. 이 MTA가 혁신 신약과 관련된 것인지, DDS와 관련된 것인지 구분해야 한다.”

-약물 전달 시스템(DDS) 단계의 MTA여야 의미가 있다는 얘기인가.

“물질이전계약(MTA)이 중요하지만, 공장이 없으면 의미가 없다는 뜻이다. 그간 여러 회사가 MTA 체결을 갖고 주가 부양을 해온 게 사실이다. 그러나 사실 MTA 단계에서 꺾이는 게 70%이고, 기술 이전까지는 1년 이상 걸린다. DDS에서의 MTA는 다르다. 그간 혁신 신약 회사들은 위탁 생산을 했기 때문에 생산에 대한 고민이 필요 없었지만, DDS는 생산 관련 고민까지 해야 한다. 여기서 MTA가 됐다는 것은 제조 시설 실사 후 검증이 됐다는 의미로, DDS 기업들로선 MTA도 중요한 마일스톤이라고 봐도 좋다.”

2025년 12월 23일 오전 서울 강남구 강남파이낸스센터에서 문여정 IMM 인베스트먼트 전무가 본지와의 인터뷰를 갖고 있다. /장련성 기자

-4가지 섹터를 구분해서 볼 줄 알게 됐다면, 기업 고를 때 반드시 봐야 할 항목이 뭔가.

“비상장 단계에서 벤처캐피털(VC)에 투자를 받았는지, 받았다면 몇 차례 지속적으로 들어간 VC가 있었는지 보면 좋다. VC는 비상장 단계에서 다양한 전임상 데이터를 통해 플랫폼에 대한 검증을 진행한 이후 투자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3년에서 10년 이상 지켜보는 회사가 많고, 대표와 경영진에 신뢰를 가진 경우도 상당하다. 또 해당 기업이 상장 후 유상증자를 받았다면 VC가 유상증자 명단에 포함됐는지도 볼 필요가 있다. 상장 이후에는 정보의 비대칭은 없어지지만, 데이터를 해석할 수 있는 능력이 일반 투자자보다는 VC가 높고 회사에 대한 신뢰를 가진 경우에 유상증자에 참여하게 되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는 대표가 믿을 만한 사람인지, ‘신뢰’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4개 섹터 중 성장 가능성이 가장 큰 분야는 어디일까.

“4번, 안티에이징 분야라고 생각한다. 그간 의료는 병 걸린 사람 ‘치료(cure)’에 중점을 뒀지만, 이제는 치료에서 케어(care)로 넘어가고 있다고 본다. 건강한 사람이 건강함을 유지할 수 있는 것, 핵심은 항노화다.”

-바이오주는 대표적인 ‘성장주’ 아닌가. 그런데 ‘가치주’처럼 투자하라는 건 무슨 말인가.

“신약 분야에서 우리나라 기업들이 지난 10~20년간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빨간색 옷’을 원하는 글로벌 제약사에 ‘파란색 옷’을 갖다 주는 식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빨간색 옷’뿐만 아니라 ‘핑크색 옷’ ‘자주색 옷’도 갖다 파는 경지에 올랐다. 투자자들도 시행착오를 겪으며 기업 걸러내는 눈이 생겼다. 1년에 한 번 기술 수출을 할 수도 있고 못 할 수도 있지만, 좋은 회사라면 주가가 곤두박질치진 않는다. 좋은 기업은 오래 걸려도 결국 주가는 오르기 마련이다.”

-지금 당장 살 만한 종목을 추천한다면.

“현재 70여 개 기업에 2460억원을 투자하고 있다. 투자 기업 중 넥스트바이오메디컬, 오름테라퓨틱, 올릭스를 꼽겠다. 넥스트바이오메디컬은 글로벌 1위 의료 기기 회사인 메드트로닉과 내시경 지혈제인 넥스트파우더 글로벌 총판 계약을 맺는 등 매출의 90% 이상이 해외에서 나온다. 오름테라퓨틱은 경쟁 회사들보다 상대적으로 싸고, 신규 파이프라인인 ORM1153에서 좋은 임상 결과가 기대된다. 올릭스는 비만 및 MASH(대사 이상 지방간염)에서 일라이릴리와 기술 이전 계약이 진행됐고 이후 경쟁사의 유사 기전 중단으로 퍼스트 인 클래스(first in class·세계 최초 혁신 신약)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