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코스피가 4300선을 넘어서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지만, 개인 투자자들의 행보는 지수 상승과 엇갈리고 있다. 급등 이후 조정 가능성을 경계한 개인 자금이 코스피에서 이탈해 인버스 상품과 코스닥으로 이동하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코스피 고점 경계…인버스로 쏠린 개인 자금
5일 코스콤 ETF체크에 따르면 지난 한 주(12.26~1.2) 간 코스피200 지수의 일간 수익률을 2배 반대로 추종하는 KODEX200선물인버스2X에는 약 1800억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지난 2일에도 이 상장지수펀드(ETF)에는 202억원이 순유입됐다. 같은 기간 KODEX인버스에는 1002억원, TIGER200에도 681억원이 들어왔다.
현물시장에서는 차익 실현 움직임이 더 뚜렷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 투자자는 지난 한 주 동안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8400억원을 순매도(매도가 매수보다 많은 것)했다. 특히 지난해 12월 26일 하루에만 2조3000억원이 넘는 매도 물량을 쏟아냈고, 지난 2일에도 4252억원 순매도했다.
지난해 11월 이후 조정을 받던 코스피가 연말 4000선에서 단기간에 4300선까지 급등하자, 추가 조정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경계 심리가 확산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외국인 투자자들은 개인과는 반대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 기간 외국인은 2조2267억원 순매수하며 코스피 상승을 이끌었다.
◇반도체 대형주 팔고 코스닥 소부장으로 이동
코스피에서 이탈한 개인 투자자들의 자금이 코스닥으로 이동하는 흐름도 관측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일주일간 개인 투자자들은 코스닥에서 848억원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코스닥150 지수를 두 배로 추종하는 KODEX코스닥150레버리지 또한 약 700억원이 유입됐다.
종목별로 보면 개인 투자자의 자금 이동은 더욱 선명하다. 지난 한 주간 개인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지난해 12월 29일 코스닥에 상장한 AI 맞춤형 반도체 설계 기업 세미파이브로, 순매수 규모만 1조2432억원에 달했다.
반면 개인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해서는 각각 9889억원, 7644억원 순매도했다. 이 기간 두 주식은 개인 순매도 상위 1·2위를 기록했다. 대형 반도체주에서 차익을 실현한 자금이 반도체 중소기업과 코스닥 종목으로 옮겨가는 흐름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중기 상승 여력은 유효”…증권가는 여전히 낙관
개인 투자자들의 매도세에도 증권가의 시각은 비교적 우호적으로, 연초 증시 전망에서 코스피 4500포인트 안팎을 제시하는 의견이 적지 않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5일 코스피 등락 범위로 4050~4450포인트를 제시하며 “수급 환경에 부담이던 원/달러 환율은 점진적으로 하락하고, 올해 기업 실적은 기존대로 주가 상승을 지지할 것”이라고 했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 또한 “이익 환경과 정책 효과를 감안하면 1분기 코스피 상단은 4700선까지 열려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