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크셔 해서웨이(이하 버크셔)를 60년간 이끌어온 미국의 전설적 투자자 워런 버핏(95)이 최고경영자(CEO) 자리에서 물러났다. 버핏 체제에서 버크셔 주식을 장기간 보유한 투자자들의 누적 수익률은 약 610만%로 추산된다. 같은 기간 S&P500 지수의 배당 포함 수익률(약 4만6000%)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버핏이 후계자로 지목한 그레그 에이블(63) 부회장이 새해 1월 1일 자로 버크셔 CEO에 올랐다. 버핏은 CEO 직함은 내려놓지만 회장직은 유지한다. 그는 앞으로도 미국 네브래스카주 오마하 본사에 매일 출근해 에이블 신임 CEO의 경영을 지원할 계획이다.
‘오마하의 현인’으로 불리는 버핏은 한때 망해가던 직물 회사였던 버크셔를 인수한 뒤 보험·철도·에너지·소비재를 아우르는 거대 지주사로 키웠다. 기업의 내재가치에 기반해 종목을 고르고 장기 보유하는 가치 투자로 명성을 쌓았고, ‘잘 아는 것에만 투자하라’는 원칙을 거듭 강조해 왔다. 시장의 단기 변동보다 기업의 본질에 집중하는 투자 철학이 버크셔 성장의 토대가 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버크셔는 보험사 가이코, BNSF 철도, 각종 제조·에너지 사업과 함께 브룩스, 데어리퀸, 프루트 오브 더 룸, 시스 캔디 등 소비재·리테일 브랜드도 거느리고 있다. 2025년 9월 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3817억달러, 주식 자산은 2832억달러에 달한다. 주식 포트폴리오에는 애플, 아메리칸익스프레스 등이 포함돼 있다. 버크셔는 포트폴리오 운용을 총괄할 투자 책임자를 아직 공식 발표하지 않았다. 업계에선 그동안 운용을 도와온 토드 콤스와 테드 웨슐러가 유력 후보로 거론돼 왔지만, 콤스는 최근 JP모건 체이스로 옮겼다.
막대한 부를 쌓은 버핏은 재산을 사회에 환원해 온 인물로도 평가받는다.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 기준 자산은 약 1500억달러로 세계 10위권에 올라 있다. 그는 1958년 3만1500달러에 산 오마하의 주택에 여전히 거주하며 소박한 생활을 이어가고, 맥도날드와 코카콜라를 즐기는 것으로도 유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