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 거래일에 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4300선을 넘어서며 종전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2일 코스피는 2.27% 오른 4309.63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11월 3일 기록한 최고치(4221.87)를 약 두 달 만에 뛰어넘은 것이다. 외국인이 유가증권시장에서 6300억원가량 순매수(매수가 매도보다 많은 것)하며 상승세를 이끌었다. 반면 개인과 기관은 각각 4500억원, 2300억원가량 순매도했다. 코스닥지수도 2.17% 오른 945.57로 장을 마감했다.
1월 주식시장은 한 해 증시 흐름을 미리 점쳐 볼 수 있는 가늠자라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새해 첫 거래일부터 코스피 지수가 강한 오름세를 보이면서 투자자들 사이에선 올해 증시에 대한 기대도 커지는 분위기다. 김수연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2013년 이후 26개 업종을 분석한 결과, 1월에 오른 업종이 그해 연간으로도 상승할 확률은 약 60%였다”고 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목표가 줄상향
이날 국내 주식 시장의 반도체 ‘투톱’이 나란히 사상 최고치를 새로 쓰면서 코스피 상승을 주도했다. 시가총액 1위 삼성전자는 7.17% 급등해 12만8500원까지 올랐고, 시가총액 2위 SK하이닉스도 3.99% 오른 67만7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두 종목의 동반 급등은 지난해 12월 반도체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22% 넘게 증가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가운데 올해도 반도체 산업 호황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 때문으로 풀이된다. 고영민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업종 주가에 이미 단기 악재는 상당 부분 반영된 만큼, 메모리 업황 지표가 예상보다 좋게 나오면 투자 심리가 살아날 수 있다”고 말했다.
증권사들은 잇따라 두 종목의 목표 주가를 상향 조정하고 있다. IBK투자증권은 이날 삼성전자의 목표 주가를 기존 14만원에서 15만5000원으로 10.7% 올렸다. 이 증권사 김운호 연구원은 “2026년에는 DS(반도체) 사업부 실적이 본격적으로 개선되면서 D램·낸드 반도체 중심의 성장 구도에서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올투자증권도 기존 13만6000원에서 16만원으로 목표 주가를 대폭 올려 잡았다.
SK하이닉스도 마찬가지다. IBK투자증권은 목표 주가를 기존 70만원에서 86만원으로 올렸고, 현대차증권과 대신증권도 각각 79만원, 84만원을 제시하며 목표가를 기존 대비 높였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가격 상승 폭이 예상치를 웃돌면서 작년 4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33조7000억원, 16조8000억원 수준으로 예상한다”면서 “계절적 비수기지만, 올해 1분기도 메모리 가격 상승 흐름이 이어지면서 실적 ‘서프라이즈(깜짝 놀랄 발표)’가 지속될 것”이라고 했다.
◇기술주·바이오 투자 심리 자극할까
연초부터 기술주와 바이오주의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굵직한 글로벌 대형 행사가 이어지는 점도 투자 심리를 자극할 요인으로 꼽힌다. 정해창 대신증권 연구원은 “1월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 2026이 인공지능(AI) 기술 발전 방향을 가늠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며 “AI와 기술 성장주로의 수급 이동을 자극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도 “1월 주식시장은 AI 투자 수익률에 대한 의구심을 해소할 수 있는 구간”이라며 “반도체와 전력, 인프라 등 AI 전반 밸류체인(가치 사슬)에 대해 우호적인 시각을 갖고 있다”고 했다.
또 이달 12~15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제약·바이오 투자 행사인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는 바이오 투자 심리를 자극할 행사로 꼽힌다. 한승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는 글로벌 제약사의 연간 연구·개발(R&D) 방향성을 확인하고, 다수의 파트너십과 인수·합병(M&A)이 성사될 기대를 불러 바이오 분야 투자 심리를 강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AI 버블 논란이나 선진국발 국가 채무 급증에 따른 고금리 우려, 그리고 미·중 무역 갈등 등 지정학적 위험 등 올해 증시의 상승세를 누를 수 있는 악재도 여전히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