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연말 외환시장에 개입해 환율을 뚝 떨어뜨렸지만, 이를 오히려 저가 매수의 기회로 삼아 미국 주가지수 상승에 베팅하는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다.
31일 코스콤 ETF체크가 집계한 최근 일주일(24~30일) 국내 상장 ETF 자금 순유입 규모를 보면 1위가 TIGER 반도체TOP10(3617억원), 2위가 TIGER 미국S&P500(2839억원), 3위가 KODEX 200(2094억원) 순이었다.
2위에 오른 TIGER 미국S&P500은 이 기간 수익률이 2.1% 하락했는데도 투자자들이 몰린 게 특징이다. 국내 대표 지수인 코스피 지수 상승에 베팅하는 ETF(3위 KODEX 200)보다도 돈이 더 몰린 것도 주목할 부분이다.
최근 5거래일간 미국 S&P500 지수는 소폭 상승했지만, 원화 대비 달러화 가치가 이 기간 2.7%가량 급락하면서 원화 기준 환차손이 발생했다. ETF 평가 가격이 떨어진 것이다. 그러나 투자자들은 이를 오히려 저가 매수 기회로 보고 베팅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에 상장된 미국 주가지수형 ETF 순매수도 이어지고 있다. 예탁결제원 세이브로의 같은 기간 통계를 보면 순매수 상위 종목 10위 안에 지수형 ETF 3개가 포진했다. 뱅가드 S&P500(2위·8076만달러), 인베스코 나스닥100(6위·3968만달러), SPDR Portfolio S&P500(8위·2772만달러) 등이다.
환율이 단기 급락했음에도 미국 주식시장에 투자하려는 개미들이 주춤하지 않는 것은 내년에도 환율이 크게 하락하기는 어렵지 않겠냐는 전망이 지배적이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블룸버그가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이 전망한 내년 달러 대비 원화 환율 중간값은 1분기 1430원으로 올해 평균값(1422원)보다도 높다. 내년 4분기 평균값도 1400원으로 원화 강세는 뚜렷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오재영 KB증권 연구원은 “달러의 구조적 약세와 경상수지 대규모 흑자에도 불구하고 해외 투자와 대미 투자 등 자본 유출 부담이 (원화 약세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