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평택캠퍼스(왼쪽)와 SK하이닉스 이천 M16 공장 전경. /각 사 제공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대형 반도체주의 실적 전망치가 최근 3개월 사이 눈에 띄게 상향된 것으로 나타났다. 기대가 커진 만큼 최근 이어진 주가 상승 흐름이 이어질지 투자자 관심도 커지고 있다.

24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2일 기준 삼성전자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 컨센서스(시장 평균 전망치)는 39조1491억원으로 집계됐다. 3개월 전(30조1454억원)보다 30% 늘어난 수치다. SK하이닉스의 올해 영업이익 추정치도 같은 기간 38조2883억원에서 42조7712억원으로 12% 상향됐다.

내년 전망치는 상향 폭이 더 크다. 삼성전자의 내년 연간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85조4387억원으로, 3개월 전(44조1092억원) 대비 94% 급증했다. 영업이익이 100조원을 넘길 수 있다는 기대감도 나온다. 증권사 가운데 가장 높은 수치를 제시한 곳은 하나증권으로, 삼성전자의 내년 영업이익을 112조8194억원으로 내다봤다.

SK하이닉스의 내년 영업이익 전망치도 3개월 사이 45조9060억원에서 76조1434억원으로 66% 상향됐다. iM증권은 SK하이닉스의 내년 영업이익을 93조8430억원으로 예상해 국내 증권사 중 가장 높은 전망치를 제시했다.

증권가에서는 D램 가격 상승과 인공지능(AI) 수요 확대에 따른 HBM(고대역폭 메모리) 출하 증가를 내년 실적 개선의 핵심 요인으로 꼽는다.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최근 메모리 가격의 상승 폭이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고, 미국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의 내년 1분기 메모리 가격 가정 역시 상향될 가능성이 크다”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 상향 여력은 아직 남아 있다”고 말했다.

김영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설비 투자는 올해 4600억달러 수준으로 예상되며 내년에는 6000억달러 규모로 확대될 것”이라며 “2016~2022년 1차 투자 사이클에서 도입된 서버 교체 주기가 본격화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주가도 다시 반등하는 흐름이다. 지난주 ‘인공지능 거품론’ 우려 등으로 흔들렸던 반도체주가 이번 주 들어 상승세로 돌아섰다. 전날 삼성전자는 0.90% 오른 11만1500원에 거래를 마쳤고, 장중 11만2500원까지 오르며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다. SK하이닉스도 0.69% 상승한 58만4000원에 장을 마쳤다.

증권가에서는 국내 대형 반도체주의 밸류에이션 매력이 글로벌 경쟁사 대비 여전히 크다고 보고 추가 상승 여력도 충분하다고 평가한다. 증권사들이 제시한 삼성전자 목표주가 평균은 13만9385원으로 전날 종가(11만1500원) 대비 25% 높은 수준이다. SK하이닉스 목표주가 평균도 75만5462원으로 전날 종가(58만4000원)보다 29%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