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보다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으면서도 원금은 사실상 보장되는 투자 상품이 나왔다. 한국투자증권은 국내 최초로 종합 투자 계좌(IMA) 상품을 출시했다고 18일 밝혔다. IMA 상품은 증권사가 고객 자금을 모아 기업 금융에 직접 투자하고, 그 성과를 고객과 나누는 구조의 실적 배당형 상품이다.
한국투자증권은 국내 최초 IMA 사업자로서 1호 IMA 상품의 판매를 이날부터 시작했다. 이번에 출시된 1호 IMA 상품은 기준 수익률을 연 4%로 설정한 2년 만기 폐쇄형 구조로, 만기 이전 중도 해지가 불가능하다. 최소 가입 금액은 100만원이며 개인별 투자 한도에는 제한이 없다. 판매 기간은 오는 12월 23일까지로, 한국투자증권 영업점과 홈페이지, 모바일 트레이딩 시스템(MTS)을 통해 가입할 수 있다.
IMA는 증권사가 고객의 자금을 받아 기업 대출, 회사채, 인수 금융 등 기업 금융 자산에 운용하고 그 성과를 배분하는 실적 배당형 상품이다. 운용 성과에 따라 기준 수익률을 웃도는 수익을 얻을 수도 있지만, 반대로 기준 수익률에 미치지 못해 추가 수익이 발생하지 않을 수도 있다. 다만 투자자가 만기까지 상품을 보유할 경우, 증권사는 부도·파산 등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 원금을 지급해야 할 의무가 있어 원금 손실 위험을 크게 낮췄다. 이 때문에 예금 대비 높은 수익을 기대하면서도 원금 손실을 피하고 싶은 투자자에게 적합한 상품으로 평가된다. 다만 IMA 상품은 예금자보호법 적용 대상이 아니어서, 증권사가 부도·파산할 경우에는 원금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한국투자증권 IMA 상품의 총 보수율은 연 0.6%, 성과 보수율은 40%로 정해졌다. 기준 수익률(4%)을 초과하는 성과가 발생할 경우에는 초과 수익에 대해서만 성과 보수가 적용된다. 예를 들어 1억원을 투자해 2년 만기 시 평가금액 1억1000만원(2년 누적 수익률 10%)이 될 경우, 기준수익률(연 4%, 2년 누적 8%)을 초과한 200만원에 대해 성과보수 40%가 적용된다. 이 경우 성과보수 80만원을 제외한 920만원이 투자자에게 돌아가 투자자의 최종 세전 수익률은 2년 누적 9.2%(연 환산 약 4.6%)가 된다. 만기 시에는 배당소득세 15.4%가 원천징수된다.
운용 자산은 기업 대출과 회사채, 인수금융 등 현금 흐름이 비교적 안정적인 기업금융 자산을 중심으로 구성된다. 한국투자증권은 원금의 안정적 보전을 최우선으로 하면서도 시장금리 대비 초과 수익을 추구하겠다는 전략이다. 개인 투자자가 직접 접근하기 어려웠던 비상장·사모 영역의 대체 투자 자산에도 분산 투자해, 자산 관리 측면에서는 투자 선택지를 넓히고 자본시장 측면에서는 기업금융과 모험자본 공급을 확대하는 효과를 동시에 노린다는 설명이다.
IMA는 금융 당국이 종합투자금융사업자의 중·장기 자금 중개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도입한 제도다. 자기자본 8조원 이상인 대형 증권사만 IMA 사업자로 지정될 수 있으며, 고객 자금의 상당 부분을 기업 금융과 모험 자본에 투자하도록 의무가 부여돼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이번 상품의 시장 반응과 운용 성과를 바탕으로 향후 고객군과 만기, 위험 수준별로 다양한 IMA 상품을 단계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또 다른 IMA 인가를 받은 미래에셋증권도 연내 IMA 상품 출시를 예고하고 있어, IMA 시장을 둘러싼 대형 증권사 간 경쟁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김성환 한국투자증권 사장은 “IMA는 단순한 신상품이 아니라 자산 관리와 기업 금융을 연결하는 생산적 금융 인프라”라며 “발행어음 1호에 이어 IMA 1호 사업자로서 시장을 키우고 기준을 만들어가는 역할을 책임 있게 수행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