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서울 강남구 빗썸 라운지 전광판에 비트코인 시세가 나타나고 있다. /뉴스1

비트코인 가격이 8만5000달러 선까지 밀리는 등 가상 자산 시장 전반이 조정 국면이다. 미국과 일본의 통화 정책 방향 등이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16일 오후 2시 30분 미국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에서 비트코인은 24시간 전 대비 4.1% 하락한 8만5965달러에 거래됐다. 이날 장중 한때 8만5400달러대까지 내려가며 하루 낙폭이 5%를 넘기도 했다. 최근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 10월 초 기록한 사상 최고가(12만6000달러) 대비 40% 이상 낮은 수준에 거래되고 있어 연말 ‘산타 랠리’ 기대감도 빠르게 식어가는 분위기다. 같은 시각 이더리움은 6.5% 하락한 2918달러, 리플은 6.4% 내린 1.87달러를 기록했다.

그래픽=조선디자인랩 권혜인

관련 주식도 동반 하락세다. 15일 미국 증시에서 비트코인 보유 기업 스트래티지 주가는 8.14% 급락한 162.08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코인베이스(-6.37%), 로빈후드(-3.54%)도 약세를 보였다.

시장에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하 경로와 일본은행의 긴축 속도가 향후 가상화폐 가격 방향을 가를 핵심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가상화폐 시장에는 금리가 낮은 엔화를 조달해 투자하는 ‘엔 캐리 트레이드’ 자금이 유입돼 왔다. 하지만 일본은행이 금리를 인상할 경우, 자금이 한꺼번에 빠져나가며 대규모 청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 코인텔레그래프는 2024년 이후 일본은행이 금리 인상에 나설 때마다 비트코인 가격이 평균 20% 안팎의 조정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전문가 의견은 엇갈리고 있다. 뱅가드 그룹의 존 아메릭스 글로벌 주식 퀀트 부문 책임자는 지난 14일 블룸버그에 “비트코인은 ‘라부부’와 유사한 투기 대상”이라며 “기업 이익, 현금 흐름, 복리 효과 등 장기 투자 핵심 요소를 갖추지 못했다”고 했다. 반면 캐시 우드 아크인베스트 최고경영자(CEO)는 폭스 비즈니스 인터뷰에서 “비트코인이 새로운 성장 국면에 진입하고 있다”며 “(최근의 조정은) 과거 약세장과 같은 구조적 붕괴 신호는 아니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