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와 코스닥 종가와 원달러환율이 표시되고 있다./뉴스1

지난달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서 ‘역대급’ 규모로 국내 주식을 팔아치웠던 외국인 투자자가 이달 들어서는 순매수(매수가 매도보다 많은 것)로 돌아섰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이달 들어 12일까지 코스피에서 3조471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지난달 월별 기준 사상 최대인 14조4562억원어치를 순매도했던 것과는 뚜렷이 대비되는 흐름이다.

이 기간 외국인이 코스피에서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삼성전자(8416억원)와 SK하이닉스(7914억원), 현대차(4062억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2680억원) 순이었다. 지난달 ‘인공지능(AI) 거품론’이 확산되며 SK하이닉스를 약 8조7309억원, 삼성전자를 2조2292억원어치 순매도하면서 외국인 순매도 1·2위에 올렸던 것과는 정반대의 모습이다.

코스닥시장에서도 외국인 매수세는 이어지고 있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 코스닥에서 3301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지난 9월 3552억원어치 순매도한 이후 10월(6015억원), 11월(2901억원)에 이어 3개월 연속 순매수다.

김재승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이 국내 주식 비중을 다시 늘리기 시작한 배경으로 AI 거품론에 따른 충격이 초기보다 완화된 데다, 달러 대비 원화 환율 변동성이 과거보다 줄어든 점을 꼽았다. 김 연구원은 “1월 버블론과 환율의 변동성 확대가 이달부터는 진정될 것 같고 거기에 더해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등이 달러 인덱스(가치)에는 약세로 작용하면서 장기적으로 환율도 진정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연말 연초 외국인이 더 들어올 수 있다고 본다”고 예상했다.

한편 외국인과 달리 지난달 코스피에서 9조2875억원어치를 순매수했던 개인투자자는 이달 들어 5조4964억원어치를 순매도하며 매매 흐름이 엇갈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