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 증시를 가장 뜨겁게 달궜던 주도주를 꼽자면 단연 ‘조선주’였습니다. 긴 침묵을 깨고 돌아온 조선업의 ‘수퍼 사이클’ 덕분에 HD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등 대형 조선사들의 주가는 이미 많이 올랐습니다. 그래서‘지금 진입하기엔 너무 늦은 것 아닐까?’ 고민하는 투자자들이 많습니다.
오늘 조선일보 머니는 신한자산운용 ETF상품전략팀 박수민 이사와 함께 조선 수퍼 사이클의 온기가 확산하고 있는 ‘조선 기자재’ 시장을 집중 분석했습니다. 대형 조선사를 넘어, 선박의 심장과 혈관을 만드는 핵심 부품 기업들로 눈을 돌려야 할 시점입니다. 조선 수퍼 사이클의 ‘2차 상승 구간’을 잡는 투자 전략을 미리 짚어봤습니다.
박수민 이사는 현재 시점을 ‘조선 수퍼 사이클의 2차 상승 구간’이라고 정의합니다. 박 이사는 “과거 사이클을 분석해보면, 수주 소식에 대형 조선사의 주가가 먼저 반응하고, 본격적인 건조가 시작되면서 기자재 업체들의 실적이 뒤따라 상승하는 패턴이 반복됐다”고 설명했는데요. 특히 상승 폭은 후행하는 기자재 주식이 훨씬 강했던 전례가 있어, 지금이 바로 그 기회를 잡아야 할 때라는 것입니다.
선박 건조 과정을 인체에 비유하면 이 시장의 중요성이 더욱 명확해집니다. 선박은 심장에 해당하는 ‘엔진’, 뼈대처럼 선박 형태를 구성하는 구조물인 ‘선박 블록’, 선박 내부에 연료와 유체를 흐르게 하는 통로로서 혈관 역할을 하는 ‘피팅, 벨브’로 구성됩니다. 박 이사는 “엔진이 없으면 배가 움직일 수 없고, 보랭재가 없으면 LNG를 실을 수 없다”며 “조선업의 진짜 힘은 보이지 않는 기자재에서 나온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어떤 기자재 분야가 유망할까요? 박 이사는 영상에서 엔진, 보랭재, 그리고 AM(After Market) 솔루션을 꼽았습니다.
‘친환경 엔진’은 없어서 못 판다는 얘기도 나옵니다. 환경 규제가 강화되면서 기존 디젤 엔진 대신 가격이 비싼 ‘이중 연료(DF) 엔진’ 수요가 폭발하고 있기 때문이죠. 박 이사는 “중국 조선소들의 생산 능력(CAPA) 확대로 엔진 부족 현상이 심화하면서, 기술 장벽이 높은 한국산 엔진이 ‘부르는 게 값’인 상황”이라며 “가격(P)과 물량(Q)이 동시에 성장하는 구조적 호황기에 진입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극저온 화물을 운송하는 LNG선에는 초저온 단열 시스템인 보랭재가 필수입니다. 박 이사는 “북미 지역의 LNG 수출 프로젝트 재개와 맞물려 향후 5년간 연평균 약 83척의 LNG선 발주가 예상되는데, 이는 곧 보랭재 기업들의 장기적인 먹거리가 확보됐음을 의미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배를 한번 만든다고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박 이사는 “선박의 평균 수명이 길어지고 환경 규제가 까다로워지면서, 기존 선박을 친환경적으로 개조하거나 수리하는 시장(AM 설루션)이 급성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는데요. 이는 경기 변동과 무관하게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창출하는 ‘알짜’ 시장이라는 뜻이죠.
박 이사는 다가오는 2026년이 한국 조선업에 퀀텀 점프의 기회가 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미국의 대 중국 제재와 IMO 환경 규제라는 두 가지 거대한 파도가 만나기 때문이죠.
첫째, 미국의 대중국 제재 본격화 미국은 현재 중국 조선소에서 건조되거나 수리된 선박에 대해 항만 이용 시 높은 수수료를 부과하는 방안을 논의 중입니다. 박 이사는 “이미 중국 선박에 대한 수수료가 증가하고 있으며, 이는 중국의 가장 강력한 경쟁자인 한국 조선업계, 특히 컨테이너선 분야에 반사이익을 가져다줄 것으로 보인다:고 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 시절 한국 조선사의 수주 점유율이 상승했던 데이터가 이를 뒷받침합니다.
둘째, IMO의 강력한 환경 규제 국제해사기구(IMO)는 2028년부터 탄소 배출 감축 기준을 대폭 강화할 예정입니다. 이에 따라 노후화된 탱커선(유조선)과 벌크선(화물선)의 교체 압력이 거세지고 있습니다. 박 이사는 “지금까지는 컨테이너선과 LNG선이 시장을 이끌었다면, 이제는 벌크선과 탱커선까지 친환경 교체 사이클에 합류하며 기자재 수요를 장기적으로 견인할 전망”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여기에 더해 최근 한-미 조선협력(MASGA 프로젝트)이 구체화하면서, 미 해군 함정의 유지·보수(MRO) 물량이 한국으로 넘어올 가능성도 커졌습니다. 이는 한국 조선소와 기자재 업체들에 새 시장이 열리는 것을 의미합니다.
신한자산운용은 이러한 흐름에 맞춰 기존 대형 조선사 중심의 ETF 외에, 조선 기자재 밸류체인에 집중 투자하는 ‘SOL 조선기자재 ETF’를 새롭게 선보입니다.
2023년 신한자산운용이 출시한 ‘SOL 조선TOP3플러스 ETF’는 HD현대중공업, 한화오션, 삼성중공업 등 대형 조선사 비중이 높습니다. 산업 전반의 안정적인 성장을 따라가고 싶은 투자자에게 적합합니다.
이번에 상장하는 ‘SOL 조선기자재 ETF는 한화엔진, HD현대마린솔루션, 한국카본 등 핵심 기자재 기업을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심으로 편입했습니다. 대형주를 제외하고 기자재 기업들의 폭발적인 주가 탄력을 기대하는 투자자에게 알맞습니다. 박 이사는 “조선사라는 ‘전방’과 기자재라는 ‘후방’을 아우르는 균형 잡힌 포트폴리오를 구성한다면, 다가오는 수퍼 사이클의 파도를 가장 성공적으로 탈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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