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림그룹이 지난 2016년 4525억원에 사들인 서울 서초구 양재동 한국화물터미널(옛 파이시티) 부지.

최근 서울시의 서울고속버스터미널 재개발 추진 계획에 따라 고속터미널 부지를 보유한 천일고속, 동양고속 등이 상한가 행진을 기록한 가운데, 양재동, 서초동, 성수동 등 서울 주요 요지에 큰 땅을 가진 ‘땅부자’ 종목들이 최근 덩달아 뛰고 있다.

하림지주는 11일 상한가를 기록한 데 이어 12일에도 개장 초반 15%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하림은 서울 서초구 양재동 화물터미널 부지에 복합 단지 개발을 추진 중인 대표적인 ‘땅부자’ 회사다.

2016년 9만1082.8㎡(약 2만7552평) 규모의 옛 양재동 화물터미널 부지를 4525억원에 사들여 지하 8층~지상 59층 규모의 물류 단지와 아파트, 오피스텔 등 주거 시설을 갖춘 복합 단지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오랜 시간 개발 계획이 지연되다 최근 설계 변경 결정 고시가 나면서 개발이 궤도에 올라 ‘테마주’ 행렬에 동참하는 모양새다.

하림뿐만 아니라 양재동 일대 물류센터를 보유하고 있는 물류 기업 KCTC 주가도 급등세다. 11일 19.8% 오른 데 이어 12일에도 개장 초반 4% 이상 올랐다.

성수동 레미콘 부지를 갖고 있는 삼표시멘트도 11일 상한가 이어 12일도 8% 넘게 상승 중이고, 서초동 요지에 1만 평 넘는 땅을 갖고 있는 롯데칠성도 개발 사업 기대감 속에 전날 9.5% 급등했다.

자산주들은 보유 자산 가치에 비해 주가가 저평가됐다고 해서 이따금 테마주로 변신하곤 하는데, 고속터미널 개발 호재로 고속버스 회사들 주가가 뛰자 다시 주목받는 모양새다.

자산주는 대체로 저(低) PBR(주가순자산비율)주라는 공통점이 있다. 11일 기준 하림지주 PBR은 0.37, 삼표시멘트 0.59, KCTC 0.66, 롯데칠성 0.95 등이다. 보유한 토지나 건물이 과거 취득 원가로 장부에 기록돼 있어 현재 재평가 가격 대비 괴리가 큰 것이다. 또 자산은 많지만 본업의 수익성은 낮아 자기자본이익률(ROE)이 저조한 경우도 많다.

다만 테마주의 특성상 급등 후 급락 등 주가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투자에 각별히 유의할 필요가 있다. 지난달 19일부터 9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던 천일고속의 경우 상한가가 풀리면서 10% 급락한 후 다시 상한가를 기록하는 등 주가가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